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대기업과 '초협력'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새로운 기회'를 스타트업과 협력에서 찾아낼까?

박 사장은 스타트업과의 협력이 단순히 대기업과 벤처기업 사이 기술적 결합으로 끝나지 않고 스타트업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활용해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5G통신시장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의 5G통신 혁신 사업모델을 스타트업에서 구하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26일 SK텔레콤에 따르면 SK텔레콤이 5G통신과 관련된 스타트업을 지원·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새롭게 설계해 내놓은 이유는 협력을 통해 5G통신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통신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기술이지만 아직 초기단계에 있기 때문에 5G통신이 어떤 분야에서 그 능력을 개화할 수 있을지 혼자서 완벽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이번에 스타트업 지원범위를 5G통신 전 분야로 넓힌 이유는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보유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그 길을 함께 고민해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5G통신 확산을 위해서는 새로운 사업기회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5G통신 인프라가 완벽하게 구축된다 하더라도 그를 뒷받침해줄 적용사례들이 없으면 ‘혁신’이라고 부르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2020에서 “지금은 전기로 자동차와 비행기도 움직이지만 1880년에 전기가 발명됐을 때는 모터를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했다”며 “아직 5G통신에서 획기적 혁신모델이 나왔다고 말하기 힘들지만 2020년에는 다양한 사업모델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스타트업과 협력이라고 보고 있다. 

대기업 사이의 협력이 ‘시너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과 달리 대기업이 생각해내기 힘든 수많은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과의 협력은 여러 분야에서 5G통신을 어떻게 적용할지 함께 고민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혁신적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과 협력해 여러 사업기회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최근 교육기술(에듀테크) 스타트업 마블러스와 손잡고 5G통신을 활용한 가상현실 어학콘텐츠 ‘스피킷’을 출시했다. 드론 관련 스타트업들과 협력해 드론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5G통신 ‘상공망’을 설치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박 사장은 2019년 11월 열린 SK텔레콤 사내 정보통신기술 전문가집단(TEB) 행사에서 외부 전문가로 스캐터랩, 니어스랩 등 스타트업의 대표들을 초대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듣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기 위해 지난해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를 스타트업들에게 지원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을 활용한 글로벌 사업 기회도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SK텔레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력을 활용해 올해 봄 문을 여는 혼합현실(MR) 스튜디오 역시 콘텐츠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감형 콘텐츠는 제작 비용이 많이 들어 스타트업들이 쉽게 제작하기 힘들지만 SK텔레콤의 혼합현실 스튜디오를 활용하면 보다 쉽고 저렴하게 다양한 콘텐츠 관련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킬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타트업들이 혁신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며 “이 생태계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SK텔레콤이 보유한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등도 적극적으로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