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이사와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이사가 카카오 수익성을 빠르게 높여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게 재신임을 받아 2년 더 맡는다.

여 대표와 조 대표는 이제 글로벌 공략을 과제로 짊어진다.
 
[오늘Who] 여민수 조수용 '2인3각 경영' 2년 더, 카카오 이제 해외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이사(왼쪽)와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이사.


카카오 이사회는 25일 여 대표와 조 대표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실적이 받쳐주는 만큼 두 대표의 연임은 3월 주주총회에서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한 뒤 대표 연임이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는 2019년에 연결기준 영업이익 2066억 원을 내며 2018년과 비교해 183.2% 늘었다. 올해도 카카오 영업이익은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 대표와 조 대표의 합심이 빛을 내고 있다.

여 대표는 광고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LG전자에서 글로벌마케팅부문 상무 등으로 일하다가 2016년 8월 카카오로 자리를 옮겼다. 광고사업부문 총괄부사장을 맡았다.

조 대표는 디자인과 브랜드에 전문성이 높다. 프리챌 디자인센터 센터장을 거쳐 NHN에서 마케팅과 디자인 총괄 부문장을 맡았다. 디자인회사 제이오에이치(JOH)를 세우고 브랜드 다큐멘터리 잡지 ‘매거진B’를 창간했다.

2016년 12월 브랜드디자인 총괄부사장으로 카카오에 합류했다.

광고부문과 브랜드디자인부문은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광고를 붙이면 디자인이 망가지기 마련이고 예술만 좇다가는 사업성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 대표와 조 대표는 궁합이 좋다. 조 대표는 스스로를 사업적이라고, 여 대표는 광고를 영업하는 사람 가운데 감각적이라고 평가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큰 성과를 거둔 톡비즈 올해 매출목표를 1조 원으로 잡았다. 톡비즈는 카카오톡 속 광고상품인 ‘톡보드’ 등을 포함한다.

두 대표는 앞으로 카카오 수익성을 더 끌어올리면서 해외로 넓히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은 2019년 4분기를 기준으로 월간 활성 이용자를 4486만 명 확보했지만 카카오 영향력이 닿는 범위는 아직 대부분 한국에 그친다.

카카오는 해외사업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콘텐츠를 내세운다. 두 대표가 카카오에 합류한 뒤 카카오는 사업부문을 플랫폼부문과 콘텐츠부문으로 나눴다.

여 대표는 13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를 K-콘텐츠를 전파하는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카카오페이지가 그동안 쌓아온 수익화 노하우와 지식재산사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콘텐츠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용자들을 카카오 계정에 묶어놓는 작업도 계속 진행한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각 서비스 계정을 이용자들이 생활 곳곳에 활용하도록 설계하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령 카카오와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각 계정으로 결제와 저축, 투자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용자들이 카카오페이 계좌를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한국금융지주를 업고 카카오뱅크를 키우고 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네이버통장’ 등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에 힘을 주는 움직임도 이용자들의 이동생활에 침투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조 대표는 지난해 10월 카카오와 다음 포털을 개편하겠다고 발표하겠다고 발표한 뒤 다음을 카카오톡과 연동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멜론부터 다음까지 모든 서비스가 카카오 계정에 기반을 뒀다”며 “다음, 카카오톡의 문제가 아니라 카카오 계정 기반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