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미래통합당 전 의원이 연고가 없는 인천 남동갑에서 4선에 도전한다.

유 의원은 중진들의 수도권 험지 출마라는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인천 남동갑에 전략공천됐는데 현역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지세가 탄탄해 쉽지 않은 도전이 예상된다.
 
미래통합당 '친박' 유정복, 떠밀린 인천 남동갑 뿌리내리기 '험난'

▲ 유정복 미래통합당 전 의원.


25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유 전 의원이 인천 남동갑에서 간단치 않은 선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김포시에서 3선을 했는데 남동갑에 출마하는 과정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당초 미래통합당 지지세가 상당한 인천 미추홀갑에 출마를 신청했지만 공천관리위에서 남동갑에 '차출'됐다. 

미래통합당에서는 "남동갑에 출마하는 것이 인천지역 승리를 위해 보다 전략적이라고 판단했다"며 공천 이유를 밝혔다.

경쟁자인 맹성규 민주당 의원은 유 전 의원을 향해 출마지 이전을 공격하고 있다.

맹 의원은 유 전 의원이 20일 남동갑 출마를 선언하자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정략적 판단'과 '자의가 아닌 타의'로 출마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진정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미추홀구갑 출마를 번복하고 남동구갑을 정략적으로 선택한 태도는 '선공'이 아닌 '선사'에 가깝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이 김포시 3선에 이어 인천시장을 지내 인지도가 높지만 시정 평가가 엇갈린다는 점도 부담이다.

유 전 의원의 인천시장 임기(2018년 6월29일 임기종료)가 끝나기 직전 리얼미터가 조사한 2018년 4월 월간 광역자치단체 평가에서 인천은 긍정적 평가(잘한다)가 응답자의 39.4%에 그쳐 17개 시도 가운데 13위를 보였다.

이 조사는 2018년 4월27일부터 2018년 5월2일 동안 전국 19세 이상 시도 주민 8500 명을 대상으로 전화를 걸어 조사했다. 응답률은 4.2% 였고 광역 시도별 표본 오차는 신뢰 수준 95%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천시장 시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 때 인천지역 방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동시에 검단 신도시(스마트시티)사업 무산, 인천 아시안 게임 진행 논란 등에서 비판을 받았다.

'친박' 핵심이라는 꼬리표도 유 전 의원에게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이 미추홀갑에 출마하겠다고 했을 때도 상대진영 후보들은 이를 놓고 날선 비판을 했다.

허종식(미추홀갑)과 박우섭(미추홀을) 민주당 예비후보는 10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추홀구는 친박(친박근혜) 세력의 부활지가 아니다"며 "유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 박근혜 대선후보 중앙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에 이어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낸 측근 중의 측근"이라고 공격했다.

인천 남동갑은 2010년 이후 여권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박남춘 현 인천시장이 당선됐고 2016년 제20대 총선과 2018년 보궐선거에서도 모두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현재 남동갑에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는 맹성규 의원이 확실시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