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생산공장 가동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재 조달방안을 다변화했지만 국내 협력기업에까지 코로나19 위험에 노출되면서 공장 가동을 정상화할 만한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현대차, 코로나19 국내 확산으로 공장 가동 정상화 예측도 힘들어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연합뉴스>


24일 현대차 생산공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울산3공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장에서 라인 운영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에 범퍼와 클러치, 차체 등을 생산해 공급하는 1차 협력기업인 서진산업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사망자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서진산업은 경북 경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최근 생산직 노동자가 코로나19로 사망하면서 25일까지 공장을 폐쇄한다.

현대차는 서진산업에서 부품 공급을 받지 못하게 됨에 따라 울산1·2·4·5공장을 공피치(라인에 차체를 올리지 않는 것)로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서진산업에서 여러 부품을 납품받고 있다.

울산1공장은 테일게이트와 도어를, 울산 2공장은 도어를, 울산4공장은 데크와 프레임을, 울산 5공장은 선루프프레임 등을 서진산업에서 공급받는다.

대부분의 부품 공급이 멈춤에 따라 현대차는 각 공장별로 사업부 운영회의를 열고 짧으면 하루, 길어봐야 이틀가량의 라인 운영계획을 짜고 있다. 여기에는 노동조합 대의원들도 참여한다.

실제로 공장 가동상황은 매우 열악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가 작성한 울산 1공장 라인 운영 검토안에 따르면 현재 확보된 재고는 공장을 최대 이틀 돌리기에도 빠듯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울산 1공장 1라인을 생산 1대와 공피치 3대로 운영하고 있다. 1공장 2라인은 생산 1대와 공피치 4~5대로 운영되고 있다. 정상가동 기준으로 평소 생산량의 20~33% 수준에 가동률이 머무는 것이다.

울산 3공장의 가동률도 현재 6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부품 재고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피치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울산 4공장은 아예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24일 오전 울산 4공장 긴급대의원 간담회를 통해 현재 4공장의 서진산업 관련 부품 재고가 1.5일치에 불과하다며 오후에 회의를 통해 공피치를 늘릴지, 아니면 휴무에 들어갈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현대차도 그 영향에서 비껴가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중국에서 자동차의 신경망에 해당하는 핵심부품 와이어링하니스의 재고 확보 차질로 비상이 걸려 긴급하게 납품망을 동남아시아와 국내 협력기업 등으로 다변화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18일을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번지면서 협력기업에서 감염자가 발생해 당분간 공장 정상가동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