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SK하이닉스 개발제조총괄 진교원, 최고 내걸고 변신 지휘

▲ 진교원 SK하이닉스 개발제조총괄 사장. < SK하이닉스 >

진교원 SK하이닉스 개발제조총괄 사장이 최고로 가기 위한 혁신을 내걸었다.

SK하이닉스의 체질을 제품 중심으로 바꾸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제때 공급할 수 있도록 개발과 제조 역량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진 사장은 24일 SK하이닉스 뉴스룸 인터뷰에서 “SK하이닉스는 업계 최고의 위치에 서 본 적이 없다”며 “다른 회사보다 경쟁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지금과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과거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온 경험 덕분에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냉정하게 봤을 때 업계 최고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최고가 되기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서 남들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해야 한다”며 “기술 기반 사업인 메모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실행력이 앞서야 한다”고 말했다.

진 사장은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 중심 체계를 갖추는 게 관건이라고 보고 각 조직의 역할과 일하는 방식을 이에 맞춰 개선해 나가고 있다.

과거에는 몇 가지 핵심 제품으로 충분한 매출을 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고객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파생되는 제품 하나하나의 중요성이 커지는 방향으로 시장의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D램과 낸드 개발, 제조에서 후공정까지 반도체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개발제조총괄을 신설해 진 사장에게 맡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 사장은 “지금까지 부문별로 진행한 개발과 제조, D램과 낸드, 전공정과 후공정의 경계는 필연적으로 비효율을 포함하고 있다”며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적기에 충분히 공급해줄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사업성과를 내고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진 사장은 조직 사이 경계를 허물고 있다. 개발제조총괄 아래 담당조직 사이에 협업과제를 정하고 협업조직은 인력 교류와 일 중심 자리배치 등으로 하나의 팀이 돼 움직이도록 했다.

진 사장은 “이런 노력이 처음에 낯설었지만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업무효율도 향상되고 있다”며 “개발제조총괄의 신설 이유인 전체 최적화가 조만간 가시적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진 사장은 제품 중심체계를 완성하기 위한 종합계획(로드맵)도 구축하고 있다.

기존에는 설계, 공정, 패키지 등 개별 기술이 각각 로드맵을 수립하고 운영해 제품에서 필요한 기술이  제때 확보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제품 관점에서 필요한 기술의 로드맵을 확보하고 고객이 필요한 시점에 개발과 양산시기를 맞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진 사장은 제품 경쟁력 확보와 함께 개발 후 양산시기 단축에도 힘을 쏟는다. 양산 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철저히 검증하고 양산 라인의 공정능력을 명확히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진 사장은 1962년 태어나 영일고와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왔다.

LG반도체 시절 입사해 하이닉스를 거쳐 SK그룹에 인수되기까지 오랜 시간 SK하이닉스에 몸담아 왔다. SK그룹 인수 이후에는 모회사인 SK텔레콤의 SC(반도체)사업기획본부 총괄본부장을 겸임하며 2년 동안 인수후통합(PMI) 작업을 이끌었다.

이 외에도 SK하이닉스에서 낸드총괄부문장, 품질보증본부장, D램개발사업담당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개발제조총괄 사장으로 승진 발탁 됐을 때 개발과 제조를 아우를 지휘자 역할에 적합한 인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진 사장은 인터뷰에서 “나는 부서를 많이 옮겨 한 분야에 오래 있었던 적이 없는 만큼 전문가는 아니다”면서도 “대신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 전체를 조망하는데 유리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