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고분양가 보증심사 기준을 일부 바꾸면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단지의 일반분양가격 협의에 변수가 생겼다. 

공사측과 재건축조합이 제시하는 가격의 차이가 좁혀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호재로 꼽히지만 그럼에도 격차가 여전히 큰 만큼 양측의 '줄다리기'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도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심사기준 변경으로 둔촌주공 일반분양가 높아지나

▲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이 분양보증 신청을 눈앞에 두면서 일반분양가격을 둘러싼 주택도시보증공사와의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분양가격은 사업주체가 일반인에게 공동주택을 공급하는 분양가격을 말한다. 공동주택을 일반인에게 선분양하려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이 필수인 만큼 협의가 필요하다.

둔촌주공 재건축단지의 일반분양가격 협상은 난항이 예상돼 왔다. 조합원들이 바라는 가격과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심사기준에 따른 분양가격 차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일반분양가격을 3.3㎡당 3550만 원으로 확정했다. 반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고분양가 심사기준에 따른 일반분양가격은 3.3㎡당 2600만 원대로 추정됐다.

다만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최근 고분양가 심사기준을 일부 개편하면서 둔촌주공 재건축단지의 일반분양가격이 조금 더 오를 여지가 생겼다. 

기존의 심사기준을 적용하면 둔촌주공 재건축단지의 일반분양가격은 같은 지역이자 인근에서 가장 최근에 분양된 공동주택 시세와 비교해 105%를 넘어서면 안 된다.

하지만 이번에 심사기준이 바뀌면서 8일 이후 분양보증이 신청된 단지의 일반분양가격 산정에는 세부적 입지조건과 시공사 도급순위에 따른 브랜드, 전체 가구 수 등이 반영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공동주택의 특색과 성질이 분양가격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고려했다”며 “비교 공동주택의 기준은 같지만 다른 세부사항을 가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둔촌주공 재건축단지는 전체 1만2032가구에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이른다. 근처에 지하철역 3곳과 학교 10곳이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교육환경도 좋은 곳으로 곱힌다.
 
강동구에서 가장 최근(2018년 9월)에 분양된 공동주택인 고덕자이아파트의 일반분양 가구 수는 1824가구로 둔촌주공 재건축단지의 절반에 못 미친다. 

둔촌주공 재건축에 참여하는 시공사도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로 4곳 모두 2019년 시공사 도급순위 10위 안에 들어갔다. 

이를 고려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둔촌주공 재건축단지의 일반분양가격을 3.3㎡당 3천만 원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이 자체적으로 정한 3.3㎡당 3550만 원보다 낮은 일반분양가격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주변 시세를 고려하면 더 높게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3.3㎡당 3천만 원대 후반까지 일반분양가격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인근 아파트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3.3㎡당 5400만 원대에 매매되고 있다. 같은 지역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도 3.3㎡당 4천만 원대에 거래된다. 

2019년 서울 광진구 ‘e편한세상 광진그랜드파크’가 3.3㎡당 3370만 원에 일반분양된 데 따른 형평성 논란도 여전하다. 이곳의 토지 공시지가는 둔촌주공 재건축단지의 절반 수준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에서 분양보증 신청을 아직 하지 않았다”며 “바뀐 심사기준에 따라 가점이 될 만한 요인이 있으면 기존보다 높은 일반분양가격을 제시할 수 있지만 아직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