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 총선 서울 강서갑 선거구에서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낼 수 있을까?

금 의원이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낸 적이 있어 금 의원을 향한 '친문(문재인 지지)' 성향 민주당원들의 반대 분위기가 강하다.
 
[오늘Who] 친문에 찍힌 금태섭, 민주당 강서갑 공천 가는 길 험난

▲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서울 강서갑에 후보자 추가 공모를 한 점을 놓고 지역구 현역의원인 금태섭 의원에게 공천을 주지 않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남국 변호사는 15일 강서갑 후보자 추가 공모가 결정된 이후 17일 강서갑 출마를 밝히며 금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변호사는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여러 당원들로부터 강서갑으로 가라는 전화와 문자를 받고 있다”며 “18일이나 19일에 강서갑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 의원이 김 변호사와 민주당 공천을 놓고 경선을 벌이게 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 의원이 경선 승리의 열쇠로 꼽히는 민주당 권리당원들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민주당 경선투표 선거인단은 민주당 권리당원 선거인단(50%)과 안심번호 선거인단(50%)으로 꾸려진다.

현재 민주당의 권리당원 가운데 상당수가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냈던 금 의원에게 앙금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금 의원은 사법개혁의 적임자로 꼽혔던 조국 전 장관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2019년 12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의 본회의 표결에서는 민주당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기권했다.

반면 김 변호사는 ‘조국백서’의 필진으로 참여해 경선에서 권리당원들의 적극적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조국백서는 조국 전 장관 지지자들이 조국 사태 당시 검찰과 언론의 모습을 남기기 위해 작업하고 있는 기록물이다.

금 의원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변호사의 서울 강서갑 출마를 두고 “김 변호사가 강서갑 지역발전을 말하는 데 저희 지역에 살지 않는 분”이라며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르면 (민주당의) 수도권 판세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우리당을 위해 제가 열심히 노력해서 (김 변호사의 출마를)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서갑이 19대 총선의 노원갑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금 의원이 말한 ‘19대 총선 노원갑’은 당시 이 선거구에 출마한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향한 여성혐오성 발언을 해 통합민주당의 전체 선거판세에 악영향을 미친 사례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금 의원을 배신자로 규정하며 금 의원에게 문자폭탄 세례를 퍼붓기도 했다. 이런 당 지지자들의 비판을 놓고 금 의원은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12일 페이스북에서 이런 문자메시지를 두고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격려나 칭찬의 문자 못지않게 비난이나 조롱의 메시지도 많이 받게 된다”며 “유권자의 목소리는 다 겸손하게 들어야할 소중한 말씀이지만 격한 소리가 오고가면 진짜 얘기를 나누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 의원을 향한 민주당 지지층의 부정적 여론은 금 의원의 정치행보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금 의원의 공천을 놓고 친문 성향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형성된 반대 분위기는 금 의원의 정치적 생명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

이와 달리 민주당의 강서갑 후보자 추가 공모가 금 의원에게 공천을 주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관측도 일부에서 나온다. 영입인사와 경쟁무대를 마련해 금 의원에게 공천을 줄 근거를 확보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