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락앤락 대표이사가 2년여 동안 진행해온 조직 재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실적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영입이익 감소세를 끊어낸 만큼 연임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김성훈, 락앤락 조직정비와 실적반등 성공해 대표 연임 '청신호'

▲  김성훈 락앤락 대표이사.


13일 락앤락에  따르면 김 대표를 비롯해 김성태 부사장, 박영택 이규철 기타비상무이사 등 락앤락 주요 등기임원들의 임기가 3월28일에 끝난다.

모두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2017년 8월 김준일 창업주로부터 락앤락을 인수한 뒤 선임된 인사들이다.

김 대표는 삼성SDS 출신이고 김성태 부사장은 락앤락 내부출신이다. 박영택 이규철 이사는 어피니티측 인사들이다.

김 대표가 2017년 12월 임기를 시작한 뒤 락앤락 영업이익이 꾸준히 줄어들면서 이번에 연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는데 지난해 4분기에 실적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락앤락은 연결기준으로 2016년 영업이익이 602억 원에서 2017년 516억 원, 2018년 365억 원, 2019년 243억 원으로 매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김 대표가 글로벌 종합생활용품회사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시스템경영’을 안착시키기 위해 글로벌 ERP(전사적 자원관리) 도입, 마케팅과 연구개발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브랜드 마케팅 강화, 내부통제 강화 등을 추진하면서 상당한 투자비용이 들었기 때문이다.

해외사업도 주요 거점인 중국과 베트남은 물론 미국과 유럽,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온·오프라인 판매채널을 확장하는 데 공을 들이며 적지 않은 투자가 이뤄졌다.

락앤락의 영업이익 감소세는 이런 대규모 투자에 따른 것으로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일반적으로 사모펀드가 기업에 투자를 한 뒤 3년~5년 사이에 투자금 회수를 노린다는 점 때문에 악화되는 수익성이 김 대표의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컸다.

그런데 락앤락이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두는 등 호실적을 거두면서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락앤락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413억 원, 영업이익 103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51.7% 늘었다.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새로 쓰면서 뚜렷한 외형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영업이익도 끌어올렸다.

김 대표가 약 2년 동안 영업실적보다는 락앤락의 사업 구조조정과 경영 효율화작업에 매진했던 노력이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대주주인 어피니티가 락앤락에서 단기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기보다는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하고 있다는 점도 김 대표의 연임에 힘을 실어준다.

락앤락의 배당총액은 2017년도 70억 원, 2018년도 43억 원으로 어피니티가 인수하기 전인 2015년(108억 원), 2016년(271억 원)보다 크게 낮아졌다.

이번 2019년 회계연도 배당은 아예 실시하지 않고 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계획을 내놓았다. 배당자원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해 락앤락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들이 매각 전부터 배당을 주요 투자금 회수 방법으로 이용하는 것과 달리 배당보다는 락앤락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되파는 방식으로 투자금과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 대표를 비롯한 락앤락 임원들의 연임 여부는 3월27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락앤락 관계자는 “회사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화를 위해 200억 원 규모의 자사 보통주 매입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며 “앞으로도 상품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각 지역별 주력채널을 중심으로 판매 효율화를 꾀하며 지속적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