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와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이사가 더욱 끈끈해졌다.

카카오게임즈는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하고 송 대표는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카카오게임즈, 송재경과 동맹으로 개발력 키워 기업공개에 힘준다

▲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이사(왼쪽)와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이사.


카카오게임즈는 그동안 개발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거듭 보여왔는데 기업체질을 바꿔 상장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달빛조각사’ 성적이 기대를 밑도는데도 송 대표를 계속 믿고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한다.

달빛조각사는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배급하는 게임이다.  

‘바람의나라’와 ‘리니지’를 만든 송 대표가 개발을 이끈 만큼 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달빛조각사는 이날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55위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카카오게임즈가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데는 개발력을 강화해 기업공개 동력을 만들려는 전략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엑스엘게임즈뿐 아니라 다른 개발사들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 패스파인더에이트 지분을 일부 확보하고 김희재 넥슨 전 프로듀서와 반승철 넥슨 전 프로듀서가 각각 세우는 개발사에도 지분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의 게임 유통망사업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게임 개발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아왔다. 게임개발 자회사 프렌즈게임즈를 2018년 2월에 출범해 ‘카카오프렌즈’ 지식재산을 활용한 캐주얼게임들을 제작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 개발 노하우를 쌓는 데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게임즈 게임 가운데 카카오프렌즈 지식재산을 이용한 게임들은 ‘프렌즈팝콘’ 78위, ‘프렌즈타운’ 86위 등으로 매출순위가 뒤처진다.

카카오게임즈는 송 대표를 식구로 들이면서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MMORPG) 등 비교적 무거운 성격의 게임을 내는 데도 노력을 더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프렌즈게임즈와 라이프엠엠오가 개발하는 게임들에만 의존해서는 성장동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바라본 셈이다. 라이프엠엠오는 카카오게임즈가 2019년 3월 세운 자회사로 일상생활과 게임을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날 매출 10위에 드는 게임 가운데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은 6개에 이른다. 

카카오게임즈는 송 대표가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에 힘을 보탤 이유도 충분히 만들었다.
 
카카오게임즈, 송재경과 동맹으로 개발력 키워 기업공개에 힘준다

▲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이사.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유상증자를 거치면 송 대표는 카카오게임즈 지분 1% 소유하게 된다. 최석우 엑스엘게임즈 부사장 등 임원진이 사들이는 지분까지 더하면 카카오게임즈는 지분율 2.4% 정도를 내줬다.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에 성공하고 기업가치가 뛰면 송 대표 등도 돈방석에 앉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에 기업공개를 추진하다가 2018년 9월에 돌연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기업가치를 올려 다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1조5천억 원 정도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후 사정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카카오 연결 실적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는 2018년 1~3분기에 게임콘텐츠부문에서 매출 3166억 원을 냈다. 2019년 1~3분기 카카오의 게임콘텐츠부문 매출은 2914억 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최적의 시기에 상장을 다시 도전할 것”이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