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매출정체, 전기차시대 활짝 열리기를 손꼽아 기다려

남희헌 기자
2020-02-12 15: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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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이 글로벌 완성차기업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출시를 기회로 삼아 정체된 실적을 늘릴 수 있을까?

한온시스템은 드러난 수치로 보면 외형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인수한 회사의 실적을 제외하면 사실상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온시스템 매출정체, 전기차시대 활짝 열리기를 손꼽아 기다려

▲ 손정원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


손정원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전기차에 특화한 핵심부품 수주로 성장기회를 마련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한온시스템은 그동안 전기차 등 친환경차시장의 성장에 수혜를 받을 기업으로 꼽혔지만 실제로는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은 업계 평균과 비교해 적정가치 산정(밸류에이션)에서 프리미엄을 부여받아 왔으며 이는 친환경차사업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었다”며 “하지만 매출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온시스템에 부여했던 밸류에이션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바라봤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도 “한온시스템이 이제는 초과 성장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산업 수요를 웃도는 초과성장이 없다면 기업가치 상향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온시스템을 향한 이런 부정적 평가는 실적 때문이다.

겉으로만 보면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좋아졌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본업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점이 확인된다.

한온시스템은 2019년 4분기에 매출 1조9611억 원, 영업이익 1711억 원을 냈다. 2018년 4분기보다 매출은 21.6%, 영업이익은 9.9% 늘어났다.

하지만 한온시스템이 2019년 3월에 인수를 마무리해 2분기부터 실적에 반영했던 마그나그룹의 유압제어사업부(E&FP) 실적을 제외하면 4분기 매출은 오히려 4%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용 공조기기와 열관리 솔루션 등에 특화한 회사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크고 글로벌 완성차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력이 취약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한온시스템 본업만 봤을 때 현대차그룹에서 내는 매출은 2019년 4분기 기준으로 전체의 55%에 해당한다. 포드에서는 15%, 폴크스바겐그룹에서는 4%를 내며 나머지 28%는 기타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주요 고객기업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다 보니 한온시스템 역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온시스템의 최근 4개년 본업 실적을 보면 매출은 5조6천억~5조9천억 원, 영업이익은 4200억~4600억 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자동차시장의 변화로 이 수준의 매출을 지켜내기에도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온시스템의 주요 매출원은 내연기관차에 쓰이는 공조기기인데 내연기관차 수요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이 전동화부문에서 수익성을 개선한다고 하더라도 유럽의 내연기관 생산 감소 등으로 매출 감소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온시스템 매출정체, 전기차시대 활짝 열리기를 손꼽아 기다려

▲ 성민석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왼쪽), 너달 쿠추카야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


한온시스템이 이런 매출 정체의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느냐는 하반기 전동화 부품 관련 실적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이 전동화 컴프레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 만큼 하반기 관련 부품의 수주를 늘린다면 중장기적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컴프레서는 저온저압의 냉매를 압축해 고온고압의 가스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에어컨의 핵심부품이다. 기존 내연기관차들은 엔진 힘을 이용해 컴프레서를 구동했는데 전기차시대가 오면서 전기 힘으로 움직이는 전동 컴프레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이미 포르투갈과 중국 등에 전동 컴프레서 생산거점을 마련해놨는데 이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기업 대상 영업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기반한 친환경차 생산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폴크스바겐은 이미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를 통해 전기차 ID.3를 만들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2021년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포드는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성민석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은 과거 포르투갈 공장 착공식에서 “자동차 내부에 더 많은 전장(전자장비)이 장착될수록 열이 많이 발생해 냉각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다”며 “전동 컴프레서를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회사는 한온시스템을 포함해 세계 3곳 정도밖에 없어 향후 수주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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