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와 미국 정부 협력으로 수소차 보급확대 탄력받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오른쪽)과 마크 메네제스 미국 에너지부 차관이 10일 미국 에너지부 청사 앞에 전시된 수소차 넥쏘 앞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미국 정부와 협력으로 수소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혁신에 힘을 받게 됐다.

◆ 현대차, 미국 에너지부에 넥쏘 제공하고 수소충전소 구축도 지원

현대차는 10일 미국 워싱턴D.C. 에너지부 청사에서 수니타 사티아팔 미국 에너지부 국장과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 전무가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 기술 혁신과 글로벌 저변 확대를 위한 협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현대차는 2000년대 초부터 수소와 연료전지의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미국 에너지부와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수소사회를 구현하는데 힘을 받게 됐다며 캘리포니아주 중심으로 보급된 수소차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수소차 고객이 내연기관차 고객 수준의 편의성을 누릴 수 있도록 수소차와 수소충전소 등 수소인프라 확대를 추진하는 민관렵혁체를 2013년에 창설할 정도로 수소와 수소연료전지 기술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에너지부에 수소차 넥쏘 5대를 실증용으로 제공하고 워싱턴D.C. 지역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데 지원한다.

현대차와 미국 에너지부는 넥쏘 투입과 수소충전소 개소를 통해 수소차와 수소충전소의 실증 분석 데이터를 확보하고 학계와 정부 기관, 다양한 산업과 공유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미국 에너지부는 수소와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수소산업 관련 전문가 교육과 인력개발 프로그램 등에 제공하기로 했으며 자동차 이외의 산업과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수소와 수소연료전지 기술 수용성을 높이는데도 협력하기로 했다.

수소와 수소연료전지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지면 자동차와 철도, 선박, 항공기 등 운송 분야부터 발전 분야에 이르기까지 수소를 응용한 산업군 확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수소 생산과 저장, 활용 등 가치사슬 모든 단계에서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수소사회 구현과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양해각서에는 현대차가 최근 운영이 중단된 워싱턴 D.C. 지역의 유일한 수소충전소를 다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수소차에 오래 전부터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2004년부터 현대차그룹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차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2004~2009년 미국 에너지부 주관의 ‘수소차 시범운행 및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했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1세대 투싼과 2세대 스포티지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한 수소차 33대를 투입했다.

2012~2017년에는 투싼ix 수소차 10대의 시범운행을 미국 에너지부와 공동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10년 동안 미국 에너지부와 공동 시범운행에 투입한 수소차 43대가 미국 전역을 운행하며 기록한 누적 주행거리는 200만km에 이른다.

정의선, 미국 에너지부 차관과 수소사회 구현 논의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10일 미국 워싱턴 D.C. 에너지부 청사에서 마크 메네제스 에너지부 차관과 만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수소사회 구현의 필요성과 비전, 방향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와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며 “청정에너지로 전환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 미국 에너지부의 수소연료전지 프로그램에 협력하고 지원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국은 수소연료전지 기술 대중화에 적극적이며 미국 에너지부가 수소의 미래 잠재력에 높은 관심을 품고 있어 이번 협력의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미국 에너지부와 함께 수소사회가 조기에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마크 메네제스 차관은 “미국 행정부는 미국의 수송 분야에서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고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에너지원을 활용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 산업계와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수소연료전지와 수소기술의 발전은 물론 미국의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미래를 위해 현대차와 협력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과 메네제스 차관은 미국의 수소차 보급 확대 등 대중화를 위한 방안 등도 논의했다.

메네제스 차관은 정 수석부회장이 동석한 가운데 미국 에너지부 청사 앞에 전시된 넥쏘를 운전하며 넥쏘의 친환경성과 성능 등을 직접 체험했으며 스마트키를 활용한 넥쏘의 원격 스마트주차 보조 기능 시연도 참관했다.

메네제스 차관이 넥쏘의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정숙성, 가속성, 첨단 원격 주차 기능 등을 우수하게 평가했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