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4월 총선에서 4선 고지에 오르는 일이 험난해 보인다.

이 의원의 지역구는 보수정당의 안방이나 다름없는 서초갑이지만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통합해 출범할 통합신당의 공천을 받는 일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새보수당 이혜훈 서울 서초갑 4선 도전, 유승민과 황교안 담판에 달려

이혜훈 새로운보수당 의원.


7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의원의 서초갑 공천은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자유한국당과 보수통합 논의를 어떻게 이끌어가는지에 달려 있다.

현재 한국당의 공천기조로 보면 이 의원은 물론 유 위원장도 공천장이 곧 당선증이나 다름없는 그들의 지역구를 지키기 쉽지 않아 보인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험지인 종로에 출마하기로 결정하면서 중진들의 험지 출마 요구와 TK, 강남3구 등 텃밭지역의 물갈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통합신당이 출범하더라도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이끄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이 의원에게 지역구를 떠나 험지 출마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유 위원장이 처한 상황도 비슷하다. 유 위원장은 5선 의원인 데다 당대표와 대선후보까지 지냈다. 지역구도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동구을이다.

애초 유 위원장은 기존 지역구인 동구을에 출마할 뜻을 밝히며 “대구는 한국당 지지가 강한 곳으로 개혁보수인 새보수당에 험지”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새보수당이 한국당과 통합을 추진하고 황 대표가 험지에 출마하는 마당에 유 위원장도 대구 동구을을 고집할 명분이 약한 셈이다.

이 의원은 유승민 위원장이 황 대표와 보수통합 협상을 진행하면서 새보수당 현역의원들의 지역구를 지켜낼 가능성에 기대를 걸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유력 대권주자 지위를 확보하려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새보수당과의 통합으로 민주당과 실질적 1대1 대결구도를 만드는 게 절실한 만큼 유 위원장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이 의원에게 희망을 준다.

게다가 유 위원장은 새보수당 현역의원들의 지역구를 지키는 게 다음 대선 행보에서 지지 세력을 구축하는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도 최선을 다할 가능성이 크다. 

하태경 새보수당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대표단 회의에서 "우린 다 같이 살고, 다 같이 죽을 것"이라고 말해 의원들이 통합협상 과정에서 일치된 목소리를 낼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유 위원장과 누구보다도 가까운 정치적 '동지'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품을 것으로 보인다. 유 위원장이 황 대표와 담판할 때 이 의원을 배려할 수 있다.

이 의원은 유 위원장이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을 나와 바른정당을 만들 때, 국민의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할 때 모두 함께 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바른정당에서 같이 활동한 의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한국당으로 돌아가기도 했지만 이 의원은 끝까지 유 위원장 곁에 남았다.

이 의원은 유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경제학자 출신이기도 하다. 이 의원과 유 위원장은 둘 다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공통점도 지닌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