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에 5G스마트폰 모바일D램 뒤져 다급

▲ SK하이닉스가 1월 초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0에서 전시한 LPDDR5 등 5G 솔루션 제품.

5세대(5G) 이동통신이 본격화하면서 5G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차세대 모바일D램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SK하이닉스는 이 시장을 겨냥해 LPDDR5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 이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의 LPDDR5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있어 초기 시장 선점에 한 발 늦은 것으로 파악된다.

7일 SK하이닉스는 뉴스룸을 통해 공개한 D램 관련 영상에서 “D램은 4G보다 10배 이상 빠른 5G에 필수적”이라며 “5G 전용 스마트폰 보급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LPDDR5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LPDDR은 모바일기기에서 사용되는 저전력 고성능 D램 제품이다. 현재 주요 스마트폰은 대부분 LPDDR4와 LPDDR4x를 사용하고 있는데 5G통신시대가 본격화하는 2020년부터 다음 세대인 LPDDR5 적용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LPDDR5는 처리속도가 LPDDR4x보다 20~30%가량 빠르고 전력소비는 더 적다. 이 때문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5G스마트폰은 주로 LPDDR5를 사용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LPDDR5 개발을 마치고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0에서 SK하이닉스는 5G 솔루션 중 하나로 고대역폭메모리(HBM2E), 범용플래시메모리(UFS3.0) 등과 함께 LPDDR5를 전시했다.

SK하이닉스는 1월 말 열린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LPDDR5시장 성장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LPDDR5 양산을 확대할 것”이라며 “고객 인증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차세대 모바일D램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어 SK하이닉스가 자칫 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LPDDR5를 가장 먼저 개발한 삼성전자는 물론 마이크론도 이미 LPDDR5 양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7월 세계 최초로 LPDDR5 양산에 돌입했다. 11일 공개하는 갤럭시S20 시리즈를 비롯해 삼성전자의 5G스마트폰에 LPDDR5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6일에는 중국 누비아의 게이밍 스마트폰 레드매직5G에 삼성전자 LPDDR5가 사용된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개발에서는 뒤졌지만 마이크론도 비슷한 시기 LPDDR5 공급을 시작한다. 샤오미는 조만간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미10에 마이크론 LPDDR5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2월 안에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LPDDR5이 적용된 스마트폰이 시장에 나오는 셈이다.

D램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차치하더라도 마이크론조차도 SK하이닉스에 앞서 LPDDR5시장에 진입해 SK하이닉스는 마음이 다급하게 됐다.

더욱이 SK하이닉스는 CES에서 8GB LPDDR5를 소개한 반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12GB LPDDR5까지 공급하고 있어 제품 용량의 차이도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기준 D램시장에서 삼성전자가 46.1% 점유율로 1위에 올라있고 SK하이닉스는 28.6%, 마이크론은 19.9%로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보다는 다소 우위에 있다.

하지만 5G스마트폰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마이크론이 LPDDR5를 앞세워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추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SK하이닉스 역시 LPDDR5 양산이 임박한 것으로 파악돼 시장 진출이 크게 늦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5G스마트폰에 들어가는 LPDDR5 시장을 놓고 세 회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LPDDR5 공급을 위해 고객과 긴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안에 LPDDR5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