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손잡은 것은 한진그룹에 전문경영인체제 도입 등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태도를 내놓았다.

KCGI는 6일 ‘공동보유 합의에 대한 KCGI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한진칼 주식 공동보유 합의는 비전도 능력도 없이 한진그룹을 사유물처럼 운영하는 기존 경영체제를 새로운 전문경영체제로 바꿔 지배구조 개선을 이루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KCGI "조현아와 연합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 위한 첫 걸음"

▲ KCGI 로고.


KCGI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단순한 가족 사이 분쟁으로 호도하는 일부의 왜곡된 시각이 안타깝다”며 “한진그룹에 유능한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 준법경영체제가 확립된다면 안정된 경영환경 속에서 임직원들의 근무 만족도 및 자존감이 높아지고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에 KCGI가 끼어들었다는 시각에 불편함을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진그룹이 자체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할 의지가 없다고 KCGI는 봤다.

KCGI는 “KCGI가 2018년부터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과도한 부채비율 해결을 촉구했으며 한진그룹 경영진은 2019년 미봉책으로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을 냈지만 그 뒤 경영 개선 의지나 노력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KCGI는 “이번 공동보유 합의 이후 한진그룹 경영진은 뒤늦게 새로운 경영 개선방안을 내고 주주들과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주주들을 회사의 진정한 주인이 아닌 거추장스러운 ‘외부세력’으로 보는 시각을 유지하는 경영진이 내는 방안에 진정성이나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 부재비율이 922.5%에 이르는 등 한진그룹의 부채비율과 경영실적이 더욱 악화된 만큼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포함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KCGI는 “전문경영인을 필두로 사내외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어 기업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고 주주들이 이사들의 경영활동을 감시·견제해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한 기업 지배구조의 모습”이라며 “특정 대주주의 개인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주주의 권리 보장은 주요 선진국들에서 이미 도입한 제도이며 대한민국 자본시장에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첫 단추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KCGI는 “기존 경영진이 올해도 주주총회를 앞두고 또 다른 미봉책을 내놓을지 모르겠지만 진정한 개선의 의지나 노력이 담보되지 않은 채 지위 보전에 급급한 대책만 내놓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