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헌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그동안 공석이던 수석부사장에 올랐다.

‘리니지2M’이 성공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지만 앞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은 더욱 커졌다. 가족경영을 경계하는 외부의 시선도 더욱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Who] 김택진 동생 김택헌, 엔씨소프트 경영능력 입증부담 안다

▲ 김택헌 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


김 수석부사장은 앞으로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M을 해외로 들고 나가는 데 역할을 맡아 일본에서 ‘리니지M’의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김택진 대표가 김택헌 부사장을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한 데는 리니지2M 성공을 포상하는 인사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이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로서 사업부문을 지휘하며 게임을 흥행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한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M으로 이용자를 모은 데는 ‘퍼플’ 몫도 컸다.

퍼플은 모바일게임을 PC와 연동해주는 게임플랫폼이다. 김 부사장은 퍼플을 내놔 기존에 외부 가상구동 소프트웨어를 쓰던 이용자들을 자체 플랫폼으로 흡수했다.

김 부사장은 리니지2M을 즐기는 데 높은 스마트폰 사양 탓에 자칫 이탈할 수 있었던 이용자들을 퍼플로 붙잡았다. 보급형 스마트폰 사용자도 퍼플을 이용하면 PC로 게임을 원활하게 돌릴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여기서 더 나아가 PC에서 퍼플로 게임을 구동하고 스마트폰은 게임을 재생(스트리밍)만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게임 연산처리는 PC에서 하고 스마트폰은 화면을 받고 조작신호를 되돌리기만 하므로 스마트폰 사양이 낮아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김 부사장은 퍼플을 내놔 PC온라인게임으로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MMORPG)을 하던 시절의 경험을 모바일기기로 옮겨왔다.

퍼플 애플리케이션에 메신저 기능 등을 담아 이용자들이 모바일환경에서도 게임을 함께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설계한 것이다.

김 부사장은 2019년 9월 퍼플을 만든 배경을 소개하면서 “즐거운 게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게임의 즐거움을 공유하고 이용자들을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리니지2M은 이런 기능들과 ‘리니지2’ 지식재산의 인기, 엔씨소프트의 운영 노하우 등에 힘입어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김 부사장에게 앞으로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김택진 대표의 동생이라서 승진한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자리를 차지했다는 점을 계속해서 증명해야 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이 한국에서 자리를 잡으면 게임을 해외로 들고 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최고퍼블리싱책임자로서  해외사업에서 충분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새로 개발 중인 게임들도 해외에 내놓는다는 방향성을 잡았다.

엔씨소프트는 2019년 5월 리니지M을 일본에 출시했다. 엔씨재팬 대표를 겸임하는 김 부사장이 일본진출을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리니지M은 일본에서 매출순위 10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수석부사장 직함은 윤송이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가 2015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비워있었다. 윤 사장은 김 대표의 아내다.

김택진 대표는 2015년 주주총회에서 윤 사장 승진의 배경을 설명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나도 가족경영에 거부감이 크고 절대 없어져야 할 한국의 경영문화라고 생각한다”며 “나쁜 가족경영 문화는 대부분 법적 책임 없이 경영권을 보호하고 재산을 축적하기 위해 부정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모든 법적 책임을 지고 (윤 사장이) 쓰러져가는 미국 법인을 회생하는 데 헌신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