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들이 2020년 수주목표를 모두 발표한 상황에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해외, 대림산업과 GS건설은 국내에서 수주 확대에 힘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2020년 대형건설사의 경영계획에서 가장 큰 특징은 각 사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목표가 높아졌다는 점”이라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해외수주 목표가 전년 성과 대비 대폭 늘었고 GS건설과 대림산업은 국내수주 목표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바라봤다.
 
현대건설 대우건설은 해외수주, 대림산업 GS건설은 국내수주 힘줘

▲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왼쪽)와 김형 대우건설 대표.


대형건설사들은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020년 신규수주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2020년 전체 신규수주 목표로 25조1천억 원을 잡았는데 국내는 지난해 실적보다 15% 줄어든 12조 원, 해외는 지난해 실적보다 29% 늘어난 13조1천억 원을 제시했다.

대우건설 역시 해외수주 쪽으로 더 힘을 실었다.

대우건설은 2020년 전체 신규수주 목표로 12조8천억 원을 내세웠는데 국내는 지난해 실적보다 13% 적은 7조7천억 원, 해외는 지난해보다 187% 많은 5조1천억 원을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1월에만 해외에서 2조 원이 넘는 물량를 확보했고 대우건설은 올해 조 단위의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 본 계약을 앞두고 있는 등 해외수주 확대 기대를 받고 있다.

송 연구원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제시한 수주후보군도 상대적으로 가시성이 높은 프로젝트로 구성돼 있어 올해 높은 의지만큼이나 양호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삼성엔지니어링도 2020년 해외사업 기대감이 큰 건설사로 꼽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애초 해외사업을 주력으로 하는데 2020년 신규수주 목표로 시장의 기대를 크게 뛰어 넘는 10조5천억 원을 제시했다. 다만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와 해외를 구분해 수주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대림산업과 GS건설은 2020년 상대적으로 국내사업 확대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대림산업은 2020년 신규 수주목표로 2019년 실적보다 61% 늘어난 10조9천억 원을 제시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은 해외수주, 대림산업 GS건설은 국내수주 힘줘

▲ 배원복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왼쪽)와 임병용 GS건설 대표.


대림산업은 국내와 해외수주 목표를 구분하지 않았으나 송 연구원은 대림산업의 올해 유력 수주후보군을 바탕으로 국내와 해외수주 목표를 각각 9조4천억 원과 1조5천억 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실적보다 국내는 44%, 해외는 555% 늘어난 것이지만 절대적 물량 측면에서 국내수주 확대에 힘을 준 것으로 평가됐다.

GS건설은 2020년 수주목표로 지난해 실적보다 14% 늘어난 11조5천억 원을 제시했다. 지난해보다 국내는 17% 늘어난 8조2500억 원, 해외는 7% 늘어난 3조2500억 원으로 잡았다.

송 연구원은 “대림산업과 GS건설은 올해 해외보다 국내 집중을 통해 지난해 부진했던 수주성과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했다.

그는 “대형건설사의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회사가 말해주는 다음 해의 그림”이라며 “4분기 실적 발표 때 제시되는 수주와 실적 목표, 분양계획 등을 통해 회사의 방향성과 목표, 그것을 이루기 위한 의지 등을 가늠할 수 있어 건설업 투자 판단에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