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의 아이콘' 된 안철수, 무당층 모아 총선에서 다시 '안풍' 도모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의 신당 비전 발표'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이번 총선에서도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안 전 공동대표가 2일 내놓은 신당 창당 방침은 ‘실용’과 ‘중도’를 내세워 보수도 진보도 아닌 무당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제3세력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안 전 공동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의 신당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탈이념, 탈진영, 탈지역을 기치로 실용적 중도주의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안 전 공동대표는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창당해 이른바 ‘안풍’을 일으킨 경험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38석의 의석을 차지해 원내 3당이 됐다.

지난해 패스트트랙 법안, 예산안 처리 등을 놓고 원내 양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무당층이 크게 늘어난 점도 안 전 공동대표에게는 호재다.

여론 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1월 28일부터 30일까지 실시해 1월31일에 내놓은 정당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34%, 무당층은 33%, 자유한국당 지지율을 21%다.

선거법 개정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돼 제도적으로 다당제에 유리하도록 선거제도가 바뀌기도 했다.

하지만 안 전 공동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지난 총선과 같은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안 전 공동대표의 최대 강점인 ‘참신함’이 사라졌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안 전 공동대표는 의사 출신이지만 의사의 길을 버리고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길을 걸어온 인물로 평가된다. 안 전 공동대표가 정치에 입문한 2012년 당시로서는 혁신의 상징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법조인 출신이나 운동권 출신이 대다수였던 당시 국내 정치상황에서 혁신의 상징이었던 안 전 공동대표의 정치 도전은 그 자체로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안 전 공동대표의 이런 참신성이 현재에도 유효한지 의문을 품는 시선이 늘고 있다. 정치에 입문한지 햇수로 9년차인 안 전 공동대표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기성 정치인 쪽에 더 가깝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 평가다.

안 전 공동대표가 잦은 창당과 탈당으로 참신한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빠르게 소모했다는 점도 이번 신당의 성공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요인이다.

안 전 공동대표는 2014년에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다가 2015년에 탈당했다. 2016년에 국민의당, 2018년에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가 올해 다시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2년에 한 번 꼴로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온 셈이다.

안 전 공동대표의 지난 정치 행보를 놓고는 자신을 중심으로 세력을 만드는 것 외에는 정치적으로 늘 모호한 태도를 보여 왔다는 비판도 있다.

항상 결정하지 않고 간만 본다는 의미의 ‘간철수’, 늘 물러나기만 한다는 의미에서 ‘철수(撤收) 정치’ 등이 안 전 공동대표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안 전 공동대표가 정치복귀를 선언하자 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분의 기회 포착능력은 최고”라며 “지금 보수세력들이 ‘황교안 리더십’ 평가를 받고 통합도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이때는 내가 나서야겠다’하고 들어오는 것으로 냄새를 맡은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안 전 공동대표는 2일 밝힌 신당 창당 비전인 ‘실용적 중도’를 놓고도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안 전 공동대표는 “실용적 중도가 모호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식하거나 기득권 정치를 보하려는 궤변”이라며 “과거 이념에 사로잡혀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최선의 해결 방법이 무엇이 파악하고 대화와 합의를 통해 실행하는 것이 실용적 중도”라고 반박했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