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기업공개부문 부진으로 구긴 체면을 다시 세우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소재부품장비업체의 상장을 맡으면서 기업공개실적을 쌓고 있는 데다 상장에 나설 수 있는 기업들과 미리 관계를 쌓아둘 목적으로 대기업 대상 기업금융업무도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소재부품장비업체 상장 맡아 '기업공개 명가' 회복 힘써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첨단 나노소재 전문기업 레몬이 2월 안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몬은 1월 중순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코스닥 상장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2월12일부터 2월13일까지 수요예측을 하고 2월19일부터 2월20일까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할 계획을 세워뒀다. 레몬의 기업가치는 약 36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디스플레이제조용장비업체인 엘이티는 4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두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이며 미래에셋대우가 상장주관을 맡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정부의 소재부품장비업체 활성화 기조에 힘입어 소재부품장비업체의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맡는 데 부쩍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제도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상장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5년 3월 도입됐다. 상장요건을 갖추지 못했어도 전문평가기관에게 기술평가를 받거나 상장 주선인에게 추천을 받으면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게 된다.

미래에셋대우 IPO본부는 올해부터 대기업 대상 기업금융업무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장에 나설 수 있는 자회사를 갖춘 기업들과 미리 관계를 쌓아두면 상장주관사로 선정되는 데 조금이나마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기업공개 명가’로 명예회복을 하기 위해 기업공개부문에서 부쩍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과 함께 ‘전통적 기업공개 강자'로 꼽혀왔다. 2017년과 2018년에는 2년 연속 기업공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장이 예정돼 있었던 대어급 기업들이 모두 상장 철회되거나 밀린 탓에 기업공개부문 5위로 대폭 내리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미래에셋대우가 상장을 주관한 기업 가운데 기업가치 1조 원이 훌쩍 넘는 현대오일뱅크, 홈플러스리츠, KCFT 등은 연이어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기업별로 기업가치를 살펴보면 현대오일뱅크 약 2조 원, 홈플러스리츠 약 1조5천억 원, KCFT 약 2조 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미래에셋대우가 국내에선 비록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해외에서 기업공개역량을 쌓고 있는 만큼 ‘기업공개 명가’로서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독일 바이오테크업체 바이오엔텍의 미국 나스닥 상장에 공동주관사로 참여했다. 바이오엔텍은 지난해 10월 나스닥에 상장됐다.

해외기업의 나스닥 상장을 공동으로 주관한 건 국내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대우가 최초다.

아시아 최대 물류플랫폼업체 ESR의 기업공개도 진행했다. ESR의 확정 공모금액은 2019년 홍콩 증시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의 해외 상장 경험은 미래에셋대우가 국내기업의 기업공개를 담당하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기업들로선 국내보다 더욱 까다로운 해외 상장 경험이 있는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택할 유인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로선 지난해 기업공개부문 5위에 오르는 데 그친 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며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상장 순위를 2017~2018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소재부품장비업체 상장 맡아 '기업공개 명가' 회복 힘써[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