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험지인 강원지역의 선거 지휘를 발판으로 다음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할까?

31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총선은 이 전 지사에게 8년여의 지난 정치공백기를 만회할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오늘Who] 이광재, 민주당 험지 강원 선거 발판삼아 대선주자 꿈꾼다

▲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이 전 지사는 30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을 하며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강원지역 지역구 출마 제안을 받았다.

이 전 지사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제안은 곧바로 수락했다. 그러나 그는 지역구 출마를 놓고 이 대표와 만찬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이 대표의 각별한 말씀도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이 전 지사의 신중한 태도에도 강원지역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는 시선이 많다. 이 전 지사가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직책을 수락하면서 강원지역의 선거 지휘를 맡게 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별로 무게감 있는 인물을 내세워 지역구 출마와 지역 선거 지휘를 함께 맡긴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총리, 대구·경북에서는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하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경남에서는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부산에서는 진구갑에 출마하는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이미 지역구 출마와 지역별 선거 지휘를 맡기로 결정됐다.

이 대표는 이 전 지사에게 강원지역을 비롯해 충북지역의 선거 지휘까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 대표의 요청은 이번 총선을 넘어 다음 대선 전략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인물이 지역 내에서 광범위한 선거운동까지 벌이면서 인지도를 높여 총선 뒤 대선주자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총리가 현재 다음 대선주자로 압도적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대선이 2년 넘게 남은 만큼 당내에 유력 대선주자를 여럿 만들어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민주당 지지율을 높이는 데 유리한 상황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이 대표는 2020년 신년사를 비롯해 여러 차례 “제21대 총선은 나라의 명운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며 “총선 승리로 민주당의 20년 집권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강원지역이 민주당에 험지라는 점은 이 전 지사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지지세가 약한 강원에서 이 전 지사가 민주당의 의석을 늘리는 성과를 내면 당내 입지와 정치적 존재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전 지사는 민주당 내 인물 가운데 강원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2004년 17대 총선과 2008년 18대 총선에서 태백·영월·평창·정선에 출마해 당선된 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강원도지사까지 당선됐다. 

하지만 이 전 지사에게 이번 총선은 녹록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 전 지사가 2011년부터 정치활동을 하지 못한데다 최근 강원도 내 민주당의 지지율도 높지 않다.

여론 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28~29일에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강원지역의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24.1%, 자유한국당이 35.7%다. 같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이 한국당보다 지지율이 낮은 권역은 강원과 대구·경북 두 곳 뿐이다.

이 전 지사가 강원도지사에서 물러난 뒤 치러진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연이어 참패를 면치 못했다. 민주당은 19대 총선에서 강원 지역 9석 가운데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고 20대 총선에서는 8석 가운데 1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