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상장기업들이 이사회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상장기업의 주주총회 내실화를 위해 올해 3월 주주총회부터 시행하기로 한 상법시행령 개정안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에 관한 규정’ 때문이다.
 
커리어케어 부사장 윤문재, 사외이사 '급구 대란'에 대처하는 법 있다

▲ 윤문재 커리어케어 미래사업본부장 부사장.


개정된 상법 시행령과 규정을 3월 주주총회부터 당장 적용하려다 보니 기업들이 이를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개정 전에 상법상 사외이사의 연임에 제한이 없었다. 개정 전 사외이사의 임기는 3년을 초과하지 못하고 회사는 정관에 사외이사의 임기를 1년, 2년, 3년으로 규정했다. 

법이 개정되면서 기업들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6년 이상 재직했던 사외이사를 모두 교체해야 한다. 

지난 1월21일 상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하기로 결정됐다.

개정된 상법 시행령에서는 상장회사 사외이사의 임기를 최대 6년으로 정했으며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최대 9년으로 사외이사의 재직 연한을 제한했다. 

상법 시행령 개정안은 2019년 9월 입법예고됐으며 2020년 주주총회에서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법무부는 1년 유예를 검토했었다. 하지만 상장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결정됐다. 

3월 주주총회부터 개정된 상법 시행령이 적용되면 사외이사를 대폭 교체해야 하고 선임에 따른 준비과정도 달라지기 때문에 기업들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금융회사는 2016년부터 사외이사 재직연한을 해당회사 6년, 계열사 포함해 9년으로 정하고 있었다.

이번 금융위원회를 통해 개정된 ‘증권의 발행 및 공시에 관한 규정’에서 사외이사 후보자의 직무수행계획서를 주주총회 전 주주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등 공시규정이 강화됐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사외이사 후보자 발굴을 또 다른 제약요소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 국내 상장사 1/4 이상이 사외이사를 새롭게 임명해야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기준 총 2003개 상장회사의 28%에 해당하는 566개 회사가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한다. 또 임기제한 규정에 따라 총 3973명 사외이사의 18% 수준인 718명이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바뀌게 된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 LG, SK 등 국내 대기업들의 사외이사가 대폭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전체 사외이사 6명 가운데 5명을 바꿔야 한다. 

중견, 중소기업들도 ‘사외이사 모시기’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전체 교체대상의 87%를 차지한다. 

어떤 상장기업에는 10년 이상 장기 재직 사외이사가 20명이 넘고, 어떤 제조기업의 경우 18년째 재직하는 붙박이 사외이사가 재직하고 있다.

이처럼 혼란이 크지만 정부는 전체 공동체의 사회적 이익이 더욱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정한 사외이사가 해당 상장기업에 장기 재직하게 되면 이사회 운영의 독립성이 떨어지고 주주 이익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외이사 시장은 커지지만 공급은 적어  

정부의 공정경제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과 제도를 통해 기업경영에서 이사회 운영의 공정성과 독립성은 더욱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8년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사외이사 후보자를 추천할 때 이해관계자(주주) 및 외부전문가, 자문기관의 인재 추천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이런 금융위원회의 조치는 이사회를 운영 중인 전체 기업으로 확대할 수 있다. 

상법상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의 기업은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가 구성돼 사외이사를 추천하고 선임해야 한다.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와 운영 사무국을 통해 후보를 발굴한 뒤 위원회 심의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고 있다. 

개정된 상법 시행령에 따라 대기업, 금융회사들은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리 중인 사외이사 후보군을 정비하면서 헤드헌팅 회사 등을 통해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들을 발굴하고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 700명 이상 사외이사를 2주안에 찾아야 한다 

대기업, 금융사, 중견 중소기업들은 사외이사 대란에 빠졌다. 갑자기 700명이 넘는 사외이사를 2주 동안 시장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주총회가 열리기 2주 전에 주주총회 소집 통지를 해야하는데 주총 소집 통지서에 사외이사 선임내용을 담아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2월 중순까지 사외이사 후보자를 확정해야 한다.

기업들은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 구성 등 준비까지 고려할 경우 이제 시간이 2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방법을 찾아서 사외이사 대란을 막으려 애를 쓰고 있다.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은 분야별로 사외이사 후보군을 구축하고 있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중견·중소기업들은 사외이사 후보군이 없거나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대기업과 비교하면 기업규모, 인지도, 처우 등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사외이사 신규선임 작업이 더욱 힘들 수 있다. 

◆ 헤드헌팅회사를 통해 사외이사 포함한 이사회 구성 컨설팅 받아야 

사외이사를 급하게 찾아야 하는 기업들은 이 분야의 전문조직인 헤드헌팅 회사가 제공하고 있는 ‘이사회 구성 컨설팅서비스’(Board Consulting Service)를 이용하고 있다. 

헤드헌팅회사의 이사회 구성 컨설팅서비스는 △사외이사 구성 및 운영 플랜 △발굴 추천 서비스 △검증 서비스 등 3개 분야를 제공한다. 시급성, 중요도 등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개별적으로 또는 통합해 서비스한다. 

주요 서비스내용을 살펴보면 △사외이사를 분야별로 후보군을 구축, 사외이사의 임기에 맞춘 운영계획 수립 △사외이사 후보군을 전문 분야별로 롱리스트/숏리스트 형태로 추천 △세부항목별로 철저히 검증한 평판조회 등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헤드헌팅회사를 통해 사외이사 발굴,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헤드헌팅회사를 통해서 전문분야별로 사외이사 후보자 데이터베이스 풀 구축에 나서고 있다. 

특히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준비할 시간이 촉박한 기업들이 헤드헌팅회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커리어케어 같은 대형 헤드헌팅회사들은 경제, 경영, 금융, 법률, 회계, 소비자보호, 디지털, 글로벌, 학계, 정부 공공기관 등 전문분야 출신 사외이사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문재 커리어케어 미래사업본부장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