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현 비보존 대표이사가 비보존의 코스닥 상장방식을 두고 직상장과 우회상장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일단 직상장을 추진하지만 현재 개발하고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의 후속 임상결과에 따라 우회상장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두현, 비보존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 들고 직상장과 우회상장 저울질

▲ 이두현 비보존 대표이사.


2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가 경영권을 확보한 루미마이크로의 정관을 변경해 사업영역을 바이오제약으로 확장하면서 비보존의 코스닥 상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선이 몰린다.

비보존은 2008년 세워진 통증과 중추신경계질환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로 원천기술을 통해 오피란제린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금융투자협회가 만든 비상장 주식거래시장인 K-OTC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28일 기준으로 시가총액 약 8800억 원을 형성하고 있다.

이 대표는 코스닥 상장이 임상 진행을 위한 자금 확보와 기술이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

비보존은 지난해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를 통해 상장을 추진했지만 6월 전문평가기관의 기술성평가에서 탈락하면서 코스닥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기술특례상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직상장 재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최근 루미마이크로의 정관을 변경해 사업 영역을 바이오제약으로 넓히면서 코스닥 상장사인 루미마이크로를 통한 비보존의 우회상장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비보존이 지난해 11월 루미마이크로를 인수할 때부터 이 대표가 루미마이크로를 비보존의 우회상장 통로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다.

이 대표도 루미마이크로의 인수 직후 직상장이 여의치 않으면 루미마이크로를 통한 우회상장도 고려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 대표는 20일 열린 루미마이크로 이사회에서 “신규 바이오제약사업은 비보존과의 상호보완과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사업 영역들로 확장을 꾀할 것”이라면서 “루미마이크로 인수는 비보존의 궁극적 목표인 글로벌 헬스케어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장사가 상장사를 활용해 우회상장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셀트리온도 2006년 기술평가에서 탈락하자 2008년 전자업체 오알켐과 합병을 추진해 코스닥에 우회상장했다.

다만 이 대표가 비보존의 우회상장을 추진하려면 비보존의 최대주주인 텔콘RF제약의 동의가 필요하다.

텔콘RF제약은 현재 비보존의 지분 22.95%를 보유하고 있다. 텔콘RF제약은 직상장을 통한 비보존의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우회상장을 추진한다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가 텔콘RF제약의 지분을 인수하려면 약 2천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텔콘RF제약의 반대를 무릅쓰고 우회상장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은 셈이다.  

텔콘RF제약 관계자는 “루미마이크로 인수는 텔콘RF제약과 협의 없이 비보존 단독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직상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우회상장을 추진하더라도 일단 현재 진행하고 있는 오피란제린의 임상3b상의 결과가 나온 뒤에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보존은 지난해 12월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한 오피란제린의 임상을 재설계해 후속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후속 임상의 초기결과는 올해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오피란제린의 임상 초기결과가 어떻게 도출되느냐에 따라 기술성 평가를 다시 받아 직상장을 추진할지 아니면 우회상장을 추진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3일 비보존 홈페이지를 통해 “상장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가 없다”며 “당장은 임상3b상의 성공에 역량을 집중하고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으면서 상장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