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비대위 맡겨 달라”, 손학규 “고민해 보겠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7일 국회에서 만나 언론공개 행사를 마친 뒤 비공개 회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나 당을 비상대책위원회체제로 전환하고 비대위 구성을 맡겨줄 것을 요구했다.

사실상 손 대표의 2선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손 대표가 비대위 전환에 부정적인 뜻을 밝혀 바른미래당 당권을 둘러싼 안 전 대표와 손 대표 사이의 갈등이 예상된다.

28일로 예정된 안 전 대표와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17명의 오찬을 계기로 바른미래당의 '미래'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안 전 공동대표는 27일 손 대표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당을 어떻게 살릴지 활로를 놓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28일 의원단 모임이 있으니 그 전까지 고민해 보시고 답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에게 요구한 답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손 대표에게 물어보면 좋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회동이 끝난 뒤 손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안 전 공동대표의 요구와 관련해 “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했더니 안 전 공동대표가 지도체제 개편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 대안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안 전 공동대표가 자신에게 맡겨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안 전 공동대표의 요구에 어떤 대답을 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고민해 보겠다”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다만 바른미래당의 비대위체제 전환을 놓고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손 대표는 “안 전 공동대표가 이야기하는 것이 유승민계가 이야기하는 것과 다른 게 것이 거의 없었다”며 “왜 지도체제를 개편해야 하는지, 왜 자기가 해야 하는지 설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안 전 대표의 요구가 ‘손 대표에게 물러나라는 것으로 들린다’는 질문에는 “글쎄요”라며 말을 아꼈다.

손 대표와 안 전 공동대표의 만남은 안 전 공동대표의 요청으로 성사돼 비공개로 진행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