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이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중국인 VIP를 중심으로 매출 5천억 원대를 낼 것을 제시했는데 우한 폐렴의 확산이 지속되면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태열, '우한 폐렴'에 그랜드코리아레저 중국VIP 줄어들까 근심

▲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


27일 업계에 따르면 우한폐렴 확산세가 지속되면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중국인 VIP 관광객의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일본 VIP는 그랜드코리아레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큰손’으로 VIP에서 중국인은 37%, 일본인은 30% 정도를 차지한다. 이들이 카지노에서 쓰는 돈이 그랜드코리아레저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은 사드 이후 급감했다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우한 폐렴’이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중국인 VIP가 다시 줄어들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 사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밝힌 매출 목표 달성에 연초부터 빨간불이 켜지는 셈이다.

유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에는 임·직원 모두가 위기의식을 함께 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 2018년 매출을 뛰어넘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2020년 경영 목표로 외래관광객(입장객) 179만 명 유치, 매출 5026억 원 달성 등의 매출 신장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중국인 VIP 비중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사드 규제 이후 한국 방문이 줄어들었으나 최근 단체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중국인 VIP의 회복세가 나타났다.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중국인 VIP는 2019년 상반기에는 월 평균 4만 명 수준이었다가 하반기에 들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증가한 영향을 받아 월평균 5만 명~6만 명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연단위로는 2018년 47만 명, 2019년 59만 명으로 집계돼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사드 규제 이후 자발적으로 한국을 재방문하고 있으며 중국의 반부패정책 기조도 다소 완화하고 있어 중국인 관광객 VIP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우한 폐렴 확산으로 꺾일 수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증감이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연간 입장객에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올해 실적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연간 입장객은 2016년 152만 명에서 중국 사드 보복 이후 2017년 120만 명으로 급감했다가 2018년 144만 명, 2019년 158만 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특히 우한 폐렴이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입을 악영향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2015년 '메르스'가 퍼졌던 당시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기도 했던 것처럼 우한 폐렴 확산 여부에 따라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2015년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운영하는 '세븐럭'의 일평균 입장객 수는 2015년 1월부터 5월 말까지는 4900여명이었으나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뒤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방문이 급격히 줄면서 6월, 7월 각각 3200여명, 2500여명으로 감소했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해외전역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확산세가 퍼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7일 중국 전국 30개 성과 홍콩·마카오·대만에서 2744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8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미국 5명, 태국 8명,  일본·싱가포르·호주·말레이시아 각각 4명이 확진자로 조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