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이 중국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우한 폐렴’에 긴장하고 있다.

올해 다시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져 자칫 영업이익 회복세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 실적 회복세에 우한 폐렴이 찬물 끼얹나, 롯데 신라 신세계 긴장

▲ 중국인 관광객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발열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7일 중국 국가위생보건위원회는 중국 30개 성과 시를 포함해 우한 폐렴(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2744명, 사망자가 80명이라고 발표해 하룻밤 사이 확진자 수가 700명 가까이 급증하면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의 전염성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강하고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약하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 과거 메르스나 사스 사태 때처럼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병했을 때인 2015년 6월 중국 관광객이 2014년 같은 기간보다 45.1% 감소했고 사스가 유행했던 2003년에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2002년과 비교해 40%가량 줄었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 단체관광객이 다시 한국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던 면세점들은 ‘우한 폐렴’ 여파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상반기 한국에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면세점업계에서는 다시 중국 단체관광객의 방문이 이어져 올해 영업이익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었다.

유정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단체관광객이 회복된다면 2017년과 비슷한 경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기존 25조 원대인 현재 중국 보따리상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국면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실제로 중국 선양에 있는 건강식품 제조회사인 이융탕의 임직원 5천여 명이 7일 인센티브관광으로 한국을 방문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이 운영하는 서울시내 면세점을 방문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이들이 방문한 신세계백화점 명동점에서 11일 하루 동안 중국인 매출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04.4%나 급증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 방문은 올해 국내 면세점업계의 중요 이슈로 꼽힌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다시 한국에 방문하면 중국 보따리상들과 비교해 높은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영업이익 회복세에 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보따리상은 2019년 기준으로 국내 면세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70~80% 수준으로 면세사업자들에게는 핵심 고객으로 자리잡았다.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면세사업자들도 대량구매 때 할인해주는 행사를 열거나 여행사에게 알선수수료 등을 지급하면서 면세점업계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호텔신라의 면세점부문 영업이익은 과도한 알선수수료 등의 판촉비 지출로 2018년 3분기와 비교해 24% 줄어든 451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두산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이런 과당경쟁에 밀려 서울 시내면세사업을 접기도 했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장기화되면 이전의 메르스나 사스처럼 중국인 관광객들의 여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