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대표 자체브랜드로 ‘시그니처’를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임 사장은 수익성이 높은 시그니처 상품들을 늘려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유통업계 최저가 경쟁에서 버틸 체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충성고객을 끌어모은다는 계획을 세웠다. 
 
임일순, 홈플러스 자체브랜드 '시그니처' 고급화로 충성고객 확보 성과

▲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1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시그니처를 홈플러스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신선식품부터 생활용품에 이르는 모든 카테고리 자체브랜드 상품을 시그니처로 바꾸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시그니처는 임 사장이 2019년 10월 론칭한 홈플러스 자체브랜드로 현재 60여 종의 상품군으로 구성됐는데 이를 더욱 확대하는 것이다.

시그니처 대표상품인 물티슈는 출시한 지 3개월 만에 300만 개가 팔리면서 인기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시그니처 도자기'도 국내 우수 제조사들과 손잡고 8개월의 준비 끝에 4가지 디자인 식기 시리즈로 내놨다.

시그니처 도자기는 12월 출시하자 마자 해외 브랜드들을 제치고 단숨에 홈플러스 매출 1~4위를 차지하면서 12월 전체 식기 카테고리 매출도 11월과 비교해 70% 이상 끌어올렸다.

'시그니처 볶음밥' 시리즈도 홈플러스의 냉동밥 카테고리 안에서 40%라는 압도적 매출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시그니처 새우볶음밥은 일반상품과 비교해 2배 이상 큰 새우 원물을 사용하는 등 품질을 높여 홈플러스 냉동밥에서 매출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시그니처 브랜드의 전체 매출도 2019년 11월보다 같은 해 12월에 21% 늘어나는 등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임 사장은 시그니처의 경쟁력은 가격보다 품질이라고 보고 홈플러스만의 차별화된 브랜드로 키우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의 대표 자체브랜드인 ‘국민가격’이나 롯데마트 대표 자체브랜드인 ‘통큰’ 등이 최저가 경쟁에 선봉으로 세운 것과 정 반대의 전략을 편 셈이다.

자체브랜드 상품은 일반상품보다 수익성이 높은데 이를 더 고급화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더욱 힘을 싣는 것으로 보인다. 자체브랜드는 제조사와 유통사가 직접 협업하는 방식을 통해 중간유통을 줄일 수 있고 대량으로 생산해 일반상품보다 마진율이 높은 편이다.

홈플러스는 다른 대형마트처럼 생활필수품은 최저가 할인경쟁을 이어가고 있어 다른 부분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려야할 필요성이 높다.

임 사장이 시그니처를 통해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홈플러스 온라인사업을 강화하려는 전략과도 맞닿아있다.

임 사장은 지난해 7월 홈플러스사업의 중심을 온라인으로 바꾸면서 후발주자로서 충성고객을 확보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임 사장은 지난해 7월 사업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홈플러스는 온·오프를 넘나드는 ‘올라인(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뛸 것”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도전으로 2021년까지 온라인사업 매출을 기존의 4배로 끌어 올리겠다”며 온라인사업에 힘을 실었다.  

홈플러스는 시그니처가 홈플러스의 단독상품 역할을 하고 있어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시그니처 상품을 찾게 되면 자연스럽게 장보기까지 연결될 수 있는 ‘미끼상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다른 온라인몰과 달리 매일 생활에 밀접한 식료품과 생필품 구매가 많은 마트 온라인몰의 특성상 고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그니처를 키워 앞으로 고객이 시그니처 브랜드만 보고도 믿고 손이 갈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