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임원인사에서 전무 이상 임원의 수를 대폭 줄이면서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던 임원들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를 두고 구 사장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의지를 임원인사로 보여줬다는 시선이 나온다.
 
KT '황창규 측근 임원' 대거 물러나, 구현모 '새 술은 새 부대에' 인사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16일 KT에 따르면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 사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사장 등은 이번 임원인사에서 ‘부근무’로 발령이 났다.

부근무는 담당하는 보직이 없다는 뜻이다. 사실상 본사 임원에서 물러나게 된 셈이다.

통신업계에서는 구 사장이 이 세 사람을 물러나게 한 것을 두고 황 회장의 KT와 전혀 다른 새로운 KT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사장과 이 사장, 오 사장은 모두 황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김 사장은 황 회장이 KT의 대표이사가 된 직후 KT 재무실장으로 발탁됐으며 이후 비서실장, 경영기획부문장 등 핵심 직책을 거쳤다. 이 사장과 오 사장 역시 황 회장 시절에 여러 요직을 거치며 사장 자리에 올랐다. 

임원인사는 단순한 인력 배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 조직 전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 사장은 대표이사에 내정된 뒤 황 회장의 무게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받았다.

구 사장도 황 회장이 KT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직후 첫 비서실장을 맡는 등 김 사장, 이 사장, 오 사장과 함께 황 회장의 최측근으로 소위 ‘황창규 사단’으로 분류돼 왔기 때문이다.

구 사장으로서는 그동안 받은 이런 시선을 한 번에 물리치기 위한 기회로 이번 임원인사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구 사장이 황 회장과 ‘완전한 단절’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의견도 한쪽에서 나온다.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박윤영 KT 기업부문 부문장 사장은 최고경영자 최종후보 결정 과정에서 황 회장의 지지를 받았다는 말이 나온 인사이기도 하다.

또 이번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신현옥 경영관리부문장 역시 황 회장 시절 경영관리본부장에 선임된 인물로 황 회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은 조직을 슬림화하고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조직을 변혁해 고객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기 위해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