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찬석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이 호주 등 해외사업에서 큰 폭의 영업손실을 보고 있지만 해외에서 사업기회를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밀고 간다

국내 홈쇼핑시장이 포화돼 해외시장에서 현대홈쇼핑의 성장동력을 마련하는데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홈쇼핑 새 길은 해외뿐, 강찬석 해외사업 적자 감수하고 밀고가

▲ 강찬석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15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호주사업에서 지난해 120억 원 영업손실을 봤지만 안착을 위해 추가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이 2018년 12월 360억 원을 출자해 법인을 세운만큼 아직까지 자본금에 여유가 있지만 사업 초기인 만큼 인프라 구축 등의 여전히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태국과 베트남사업도 영업손실을 보고 있지만 현지에서 온라인 쇼핑 성장세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에서 TV홈쇼핑과 함께 ‘V커머스’ 등으로 해외 진출모델을 다변화 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2016년 베트남과 태국에 이어 지난해 호주까지 진출하면서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다른 홈쇼핑회사들과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CJENM 오쇼핑과 GS홈쇼핑 등 국내 홈쇼핑업계 선두기업들은 해외 영업손실 등의 이유로 사업을 철수하거나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다.

CJENM 오쇼핑은 베트남사업 철수를 위해 현지 파트너사에게 합작법인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2017년부터 추진한 해외사업에서 힘을 빼고 있다. 

GS홈쇼핑도 CJENM오쇼핑처럼 사업을 철수하지는 않지만 올해 수익성에 방점을 찍고 사업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역시 해외법인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2019년 3분기까지 태국 법인과 베트남 법인에서 각각 손실 8억3200만 원, 14억2300만 원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 법인에서도 초기 사업기반을 구축하느라 방송을 송출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손실 120억 원을 봤다.  

강 사장이 이런 영업손실에도 흔들림없이 해외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 홈쇼핑사업이 수년 째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2019년 TV홈쇼핑 7개 사업자의 홈쇼핑 취급고는 2018년보다 3%가량 늘어난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지만 영업이익은 6천억 원에서 7천억 원 내외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또 2019년 TV방송 취급고 비중은 처음으로 50%를 밑돌 것으로 추정되는 등 TV홈쇼핑보다 모바일과 온라인쇼핑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경쟁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강 사장은 지난해 말 현대백화점그룹 임원인사에서 올해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대표이사 가운데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한 만큼 이제껏 추진해왔던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강 사장은 2014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로 3번째 연임에 성공해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함께 현대홈쇼핑을 이끌고 있다.

강 사장은 해외사업에 승부를 걸고 지난해 진출한 호주를 ‘테스트베드’ 삼아 중장기적으로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선진시장 진출까지 바라보고 있다. 

강 사장은 지난해 호주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호주 TV홈쇼핑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수준이 높은 국가로 해외 홈쇼핑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호주사업 환경은 나쁘지 않다. 

현대홈쇼핑이 4개월 만에 120억 원 규모의 손실을 봤지만 매출은 주마다 20%씩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호주 법인의 취급고는 2019년 3분기 7억 원에서 4분기 10억 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호주는 1인당 국내총생산이 5만3800달러로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데다 홈쇼핑시장의 제반 지표로 꼽히는 신용카드 보급률도 90% 수준에 이르고 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해외사업에서 손실을 보고있지만 꾸준히 매출은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시장에서 축적한 라이브방송 운영경험과 빠른 무료배송 및 배송속도, 무이자 할부시스템 등 ‘한국식’ TV홈쇼핑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호주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