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임원인사에서 강도 높은 다이어트를 단행할까?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구 내정자가 주도하는 2020년 KT 임원인사에서 KT가 부서 통폐합 등을 통해 임원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늘Who] 임원 비대해진 KT, 구현모 강력한 임원 다이어트 하나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KT 이사회가 구 사장을 KT의 다음 대표이사로 확정하면서 직급을 회장에서 사장으로 낮춘 것이 조직의 슬림화를 요구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KT의 임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시작점이 2009년 초 이석채 KT 대표이사 회장이 대표이사 직급을 사장에서 회장으로 바꾼 뒤부터라는 점에서 사장 직급의 구 내정자가 '임원 거품'을 걷어내는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KT의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KT 임원 수는 2008년 12월 기준 68명(등기·미등기 임원 모두 포함)이었으나 2019년 3분기 말 기준 120명까지 2배 이상 늘어났다. 사업보고서에 인원 수가 표시되지 않는 상무보까지 포함하면 현재 KT의 임원 수는 350명이 넘는다. 

경쟁사인 SK텔레콤(114명)이나 LG유플러스(66명)와 비교해 KT의 조직이 비대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구 사장이 13일 서울시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인사회'에서 “고객과 밀착해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더 민첩하게 제공할 수 있는 조직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도 임원 다이어트를 암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비대한 조직의 가장 큰 단점 가운데 하나가 의사결정의 지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KT 내부에서는 구 사장이 현재 16개에 이르는 부문·실 등 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부문장급의 자리가 줄어들고 이와 관련된 임원 수 역시 줄어드는 방향으로 임원인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의 측근들로 여겨지는 부문장들의 교체 여부도 주목된다.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 사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사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 부사장 등은 모두 황 회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이 사장과 박 부사장은 구 사장과 KT의 대표이사 자리를 놓고 경쟁한 사이이기도 하다. 

구 사장이 최고경영자(CEO)로서는 비교적 젊은 50대라는 점도 구 사장이 부문장을 상당수 교체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현재 부사장 이상의 KT 임원 12명 가운데 구 사장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은 단 두 명 뿐이다.

임원인사에 이어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한쪽에서 나온다. KT 직원 수가 경쟁사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2019년 3분기보고서 기준 KT 직원은 2만3천여 명으로 경쟁사인 SK텔레콤(5377명), LG유플러스(1만735명)보다 훨씬 많다.

KT의 한 직원은 “구 사장이 새로 취임한 만큼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나타내는 직원들도 있다”며 “다만 구 사장이 내부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직원 수를 무리하게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는 직원 역시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 사장이 아직 정식으로 대표이사에 취임한 상황도 아닌 만큼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한쪽에서 나온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 사장이 아직 조직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닌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