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올해 인도에서 시장 점유율 20% 돌파를 노린다.

두 회사 모두 2019년 인도 자동차시장의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판매에서 선전하며 시장 점유율 상승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는데 올해 신차 출시로 이런 흐름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인도에 신차 출시 서둘러 시장점유율 20% 도전

▲ 김선섭 현대자동차 인도권역본부장.


10일 현대차 인도 법인에 따르면 21일 인도 현지에서 소형 세단 아우라의 공식 출시 행사를 열고 판매에 들어간다.

아우라는 현대차가 인도에서 완전히 새롭게 선보이는 신차다.

2019년 5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베뉴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 뒤 약 8달 만에 또 신차를 꺼내들었다.

현대차는 이미 아우라의 디자인을 지난해 말 현지 미디어를 대상으로 공개했고 3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기아차도 신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기아차는 2월6일 인도에서 개막하는 자동차 전시회 ‘2020 오토 엑스포’에서 미니밴인 카니발을 공개한다. 현지언론 대상으로는 엑스포 개막 하루 전인 5일에 일부 디자인과 제원을 공개하기로 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전시회 개최와 맞물려 카니발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오토카인디아 등 인도매체에 따르면 이미 인도의 일부 기아차 대리점들은 카니발의 사전계약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는 2019년 하반기 인도에 처음 진출하면서 반 년 마다 적어도 1종 이상의 신차를 꾸준히 내놓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카니발도 이런 계획에 따라 출시되는 차라고 볼 수 있다. 기아차의 인도 첫 출시 차량인 셀토스는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됐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연초부터 인도 현지에서 신차 출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시장 지배력 확대라는 목표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 내수시장에서 자동차를 52만 대가량 팔았다. 2018년보다 판매량이 5.4% 정도 줄었다.

그러나 인도시장 전체 판매량 감소폭보다는 낮아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현대차의 점유율은 약 18%인데 이는 2018년 15%대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서둘러 투입하는 신차들이 흥행한다면 합산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현재 기아차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약 0.5%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1위인 마루티스즈키와 3위인 마힌드라 등이 맥을 못추는 상황에서 이러한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전략이 두 회사의 지배력 확대에 긍정적 역할을 줄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가 인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추구하고 있는 방향성은 뚜렷하다. 인도 소비자들의 수요가 가장 많은 ‘작은 차’에 집중하는 것이다.
 
현대차 기아차, 인도에 신차 출시 서둘러 시장점유율 20% 도전

▲ 심국현 기아자동차 인도권역본부장.


현대차는 인도에서 2015년 1월 단종했던 소형 해치백 차량인 쌍트로를 2018년 말에 다시 출시했다.

쌍트로는 현대차가 인도 진출 초기부터 생산해 판매했던 차량으로 1998년부터 17년 동안 130만 대 이상 팔린 덕분에 인도인들의 ‘국민차’로 불렸다.

2019년 8월에는 경차 그랜드i10의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 그랜드i10 니오스도 내놨다.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 쌍트로보다 월 판매량이 2천~3천 대 많을 정도로 인기가 좋은 차량이다.

현대차는 이런 신차 출시 방향성을 2020년 초에도 지속해 인도에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려고 한다.

김선섭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은 아우라를 놓고 인도매체들과 인터뷰에서 “2020년 업계 최초로 가장 중요한 제품을 공개하는 것”이라며 “(아우라 출시는) 현대차 인도 법인이 큰 자부심을 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아차의 인도 공략법은 현대차와 결이 사뭇 다르다.

기아차가 내놓으려는 카니발은 다목적차량(MPV)으로 분류되는 미니밴으로 인도에서 판매량이 극히 적은 차종이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판매하는 준중형SUV 투싼만 봐도 지난해 모두 878대 판매에 그칠 정도로 시장 수요 자체가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아차는 카니발로 인도에서 틈새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도의 열악한 도로 환경 등을 감안해도 많은 인구와 대도시의 높은 인구밀도 등을 살펴볼 때 대가족에 걸맞은 대형승합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카니발의 판매에 힘을 싣기 위해 최근 인도 법인의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하는 임원으로 박태진 아중아권역실장을 투입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심국현 기아차 인도권역본부장은 “박태진 상무 투입으로 기아차가 더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올해 카니발과 소형SUV 출시 등으로 인도를 공략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