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준법감시기구로 설립하는 준법감시위원회에 법조계, 시민사회, 학계 인사가 두루 포진했다.

다만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위원,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는 이들도 있어 이해충돌 가능성도 고개를 든다.
 
삼성 준법감시위 7인은 누구? 법조계 언론계 시민사회 학계 두루 포진

▲ 김지형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왼쪽)과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


9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기존에 위원장으로 내정된 사실이 알려진 김지형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를 포함해 모두 7명의 인사가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으로 내정됐다.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봉욱 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 등이다.

고계현 내정자는 국민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경실련 정책실장, 사무청장, 사무총장 등을 지냈고 뉴스타파 자문위원, 국회 입법조사처 자문위원, 네이버·다음 포털뉴스 제휴평가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 법무부 사면심사위원, 감사원 정책자문위원 등도 맡고 있다.

고 내정자는 경실련 사무총장을 최장수 역임하면서 삼성그룹을 비롯한 재벌의 지배구조, 경영권 승계, 노사관계 문제에 비판적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권태선 내정자는 서울대 사범대 영어과와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을 나왔다. 한겨레신문 국제부장, 편집국장, 편집인을 지냈고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대표, KBS 이사를 역임했다.

법무부 정책위원,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리영희재단 이사,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 서울시 지속가능발전위원 등을 맡고 있다.

권 내정자는 언론인으로 경륜이 풍부하고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재벌에 엄벌을 촉구하는 운동을 이끌기도 했다.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를 선도하는 비판적 안목과 합리적 시각을 대변할 것으로 기대받았다.

김우진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재무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산업자원부 행정사무관을 거쳐 KDI국제정책대학원, 고려대, 서울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정책 자문위원, 공정거래법제개선 특별위원, 기획재정부 기금운용평가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현재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규율위원,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김 내정자는 기업 지배구조문제와 정책에 진취적 이론과 주장을 펼치는 전문가로 특히 재벌의 사적 편익추구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봉욱 내정자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서울지검, 수원지검, 부산지검, 대전지검 등에 몸담았다.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 울산지검·서울동부지검 검사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법무실장을 거쳐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냈다. 지난해 검찰총장 최종 후보까지 올랐다가 변호사로 개업했다.

봉 내정자는 유수한 대기업의 부패범죄를 수사한 경험이 많아 기업의 준법경영에 관심이 높고 식견도 지니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 인품으로 존경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인숙 내정자는 서울대 사법학과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왔다. 법무법인 세종, 김앤장, 지평 등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도 활동했다. 현재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서 한국 증권법학회 부회장, 법무부 자체평가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심 내정자는 변호사로 기업법무 업무를 수행했고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여러 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도 활약하는 등 금융, 증권, 자본시장, 공정거래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이인용 내정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나와 MBC 보도국 기자, 전문기자, 통일외교부장을 거쳐 부국장에 올랐다. 삼성전자 홍보팀으로 옮긴 후 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을 역임했다.

이 내정자는 김지형 변호사와 삼성전자 백혈병 등 질환 관련 조정위원회에서 인연을 맺었다. 이 위원 역시 외부 출신 위원들과 마찬가지로 김 변호사가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외부위원을 다수로 배정하면서 전문성과 대표성을 확보한다는 기준으로 위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업의 준법·윤리경영을 향한 변화와 진전을 바라며 합리적 비판과 균형잡힌 견해를 견지해 온 인사들로 채우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 내정자를 제외하고 모두 저와 초면인 사이”라며 “최선의 적임자를 찾아 여러 차례 간곡한 청을 드렸는데 쉽지 않은 결정을 해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