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식물재배기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아직 두 회사 모두 정식 출시시기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시장의 반응을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식물재배기 양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CES에서 주목받은 식물재배기, 삼성전자 LG전자 출시시기 저울질

▲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 전시된 LG전자의 '프리미엄 식물재배기'를 방문객이 살펴보고 있다. < LG전자 >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가 CES2020에서 내놓은 식물재배기가 이색가전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포브스는 "LG전자가 7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CES 2020에서 실내 식물재배기를 들고올 것"이라며 "실내 식물재배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유해 폐기물을 생산하지 않고 전통적 농사보다 더 적은 물을 사용하며 70% 더 많은 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며 LG전자의 식물재배기를 소개했다. 

한 소비자는 온라인에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냉장고라니 대박이다"라며 "LG전자가 스타일러로 의류관리기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듯이 이번에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점을 응원한다"는 글을 남겼다. 

LG전자는 식물재배기의 출시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놓지는 않았지만 올해 안에 식물재배기를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LG전자는 지난해 열린 'CES 2019'에서 이색가전인 수제맥주 제조기 ‘홈브루’를 공개한 뒤 2019년 7월 실제로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 식물재배기를 공개한 것은 앞선 기술력을 선보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아직 정확한 출시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이번에 선보인 식물재배기를 언제 시장에 내놓을 지 구체적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7일 CES 2020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식물재배기와 관련해 “지난해 열린 북미 주방·욕실 전시회(KBIS) 비공개룸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며 "기술 완성도보다는 시장을 더 보고 시기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이번 CES 2020 기조연설에서 미래 주방 공간에서 일어날 혁신의 예시로 '가정용 식물재배기가 키운 허브'를 들었다. 식물재배기를 삶을 바꿀 수 있는 신가전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시장의 반응을 살핀 것”이라며 “아직 제품의 구체적 스펙과 출시계획 등은 세워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CES에서 주목받은 식물재배기, 삼성전자 LG전자 출시시기 저울질

▲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식물재배기를 삼성전자 모델이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


두 회사가 이번에 선보인 식물재배기는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런 점에서 먼저 시장에 제품을 내놓는 회사가 '원조'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두 회사 모두 식물재배기 시장 출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식물재배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8년 한국후지필름은 이미 국내에서 소형 식물재배기 ‘에어로가든’을 선보였다. 그 뒤로도 교원웰스이 ‘웰스팜’, 한샘이 ‘시티팜’ 등의 소형 식물재배기를 출시했다.

하지만 기존에 시장에 출시된 식물재배기는 이번에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보인 양문형 냉장고 형태의 대형 제품이 아닌 대부분 화분 정도의 크기거나 작은 냉장고 형태의 소형 제품이었다. 제품의 용도도 교육과 인테리어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미세먼지 등 점차 환경오염이 심화되며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채소를 두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실내 식물재배기시장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식물재배기를 통해 만들어지는 새싹 채소나 수경 재배 채소시장은 2016년 기준으로 700억 원 정도였지만 2020년 1082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