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이 정유와 화학 양대 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7일 “국제해사기구의 선박연료유 황함량 규제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효과가 지연되고 있다”며 “4분기 화학제품의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도 대부분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정유화학 불황에 작년 4분기 이익 기대이하

▲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왼쪽),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이사.


애초 정유업계는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로 2019년 4분기부터 가격이 비싼 저유황유의 수요가 늘면서 저유황 경유를 혼합한 블렌딩유를 중심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블렌딩유가 황함량 기준을 충족하지만 연소 과정에서 엔진 계통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자 선주사들도 블렌딩유 사용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3분기 평균 배럴당 6.5달러에서 4분기 1.8달러까지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배럴당 4달러 수준의 정제마진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모두 정유사업의 영업이익이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을 둘러싼 화학업황도 좋지 않았다.

두 회사의 공통 주력제품인 파라자일렌(PX)과 벤젠은 3분기와 비교해 4분기 스프레드가 톤당 각각 67달러, 64달러씩 줄었으며 SK이노베이션의 프로필렌은 톤당 129달러, 에쓰오일의 폴리프로필렌은 116달러씩 스프레드가 축소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화학제품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중국 헝리PC와 저장PC,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등 글로벌 화학사들의 설비 증설로 공급과잉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4분기 연결 영업이익 1256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됐다. 시장 기대치(컨센서스) 3490억 원을 64% 밑도는 수치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 연결 영업이익 1122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시장 기대치 2951억 원보다 62% 줄어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