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토와 모비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공지능(AI)산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사업확대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3일 기업신용평가업계와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과기정통부가 ‘인공지능 강국’ 실현을 목표로 삼아 인공지능산업 생태계 조성과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기로 하며 인공지능 관련기업들이 사업을 확대하는 데 우호적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플리토 모비스, 과기정통부 인공지능 육성정책에 사업확대 기회잡아

▲ 플리토(위)와 모비스 로고.


플리토와 모비스는 정부의 인공지능 생태계 지원정책에 따라 성장 잠재력을 더욱 키울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플리토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번역작업을 하는 독특한 플랫폼 사업모델을 만들었다. 이 사업모델을 통해 국내 최초로 사업모델 특례제도를 적용받아 2019년 7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플리토의 번역 플랫폼은 언어를 사용하는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얻게 되는 언어 데이터를 인공지능을 통해 분류하고 저장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번역플랫폼을 통해 만들어진 언어 데이터들은 번역을 필요로 하는 개인과 기업에 판매된다.

경쟁사들의 번역 서비스가 전문가를 직접 채용해 언어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과 달리 플리토는 번역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가 누적되는 구조라 비용 부담이 적고 매출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율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 단가도 합리적이라 자동번역기보다 정확하고 전문가 번역보다 값싼 번역을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플리토는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 25개 언어의 번역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네이버, 카카오,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구글, 텐센트 등 해외 대기업들까지 고객으로 두고 있다.

윤주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플리토는 자동차, 인공지능 스피커, 전자상거래, 헬스케어, 요식업 등 언어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업과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한국어 음성인식이 필요한 해외 기업으로도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최윤희 나이스디앤비 선임연구원은 “플리토는 2018년까지 영업적자를 냈지만 중국 샤오미, CJENM 등 신규 고객사와 계약을 맺으며 흑자기조로 돌아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비스는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머신러닝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기업으로 평가된다. 머신러닝은 사람이 학습하듯 컴퓨터가 데이터를 수집해 스스로 학습하며 새로운 지식을 얻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모비스는 대형 가속기와 핵융합 실험로와 관련한 제어시스템과 장비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곳인데 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넓히기 위해 인수합병 등을 진행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제어시스템사업을 통해 확보한 빅데이터 저장·관리·정보추출 관련 역량을 머신러닝 분야에 적용해 기존사업인 제어시스템뿐 아니라 금융과 바이오 등의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모비스는 머신러닝 플랫폼을 통해 금융부문에서 자산배분시스템, 이자율 및 환율예측 시스템 등을 가동하고 있다. 바이오부문에서는 유전자가위와 신약 후보물질 탐색 등을 진행한다.

김아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비스가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머신러닝 솔루션은 향후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로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머신러닝은 모비스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해 말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인공지능산업을 육성해 인공지능 강국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과기정통부 등 관련부처들은 경제정책방향의 방침을 따라 인공지능산업 지원 방안을 마련하며 다양한 산업 육성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6천만 건 이상을 구축해 개방하기로 했다. 2019년보다 2배 정도 증가한 분량이다.

고성능 컴퓨팅(대용량 정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연산방법) 자원 지원도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더 확보해 기업과 연구기관들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인공지능 강국의 길을 개척하겠다”며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민 누구나 인공지능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인공지능기업과 개발자들이 세계무대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