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면세점을 놓고 새해 벽두부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사업권 입찰결과에 따라 국내 면세점업계에서 순위 변동이 이뤄질 수도 있다.
'알짜' 인천공항면세점 놓고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치열한 경쟁

▲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연합뉴스>



3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설 명절 전에 인천국제공항이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장 8곳의 입찰공고를 낸다. 사업계획서와 입찰 가격 등을 모두 평가해 2월 중에 결과가 발표된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는 "면세점 운영에 지장 없는 선에서 1월 중에 입찰공고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지난해 12월 중순에 입찰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는데 관세청과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입찰 공고 날짜가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입찰 구역으로 나오는 곳은 계약기간이 8월 만료되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DF2, DF3, DF4, DF6, DF7, DF9, DF10, DF12 등 8곳이다.   

8곳 중 대기업이 입찰할 수 있는 곳은 5곳인데 현재 호텔신라가 3곳, 롯데면세점이 1곳, 신세계면세점이 1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5개 구역은 연간 매출이 1조 원에 이를 정도로 노른자위로 꼽힌다. 제1터미널 면세점은 제2터미널이 생기면서 국내 국적 항공사들이 이전하긴 했지만 최근 외항기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여전히 많은 이용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매출이 높은 담배주류 사업권 2곳과 화장품향수 사업권 1곳을 누가 차지하는 지에 따라 국내 면세점업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롯데면세점이 가장 적극적으로 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12월부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을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입찰 전략을 짜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18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사업권 3곳을 포기해야 했다. 당시 인천국제공항의 높은 임대료 때문에 철수했지만 그 여파로 신라면세점에게 추격의 여지를 주게 됐다. 

롯데면세점은 2019년 1분기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이 40%에서 30%대로 떨어졌다. 2위인 신라면세점이 30%의 점유율을 보이며 바짝 추격하면서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운영권을 지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라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는 3곳 가운데 ‘화장품 향수’ 사업권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뿐 아니라 홍콩 첵랍콕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아시아 3대 공항에서 화장품향수사업을 운영하면서 세계 1위 화장품 향수 면세사업자로 올라선 만큼 인천국제공항의 화장품 향수 사업권은 반드시 수성해야할 곳으로 꼽힌다.

더욱이 홍콩 쳅락콕공항이 지난해 불거진 시위 영향으로 부진에 빠지면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수성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신세계면세점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처럼 다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장기적 성장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나온다.

신세계면세점은 2018년 롯데면세점이 철수한 2개 구역을 모두 품에 안으면서 국내 면세점업계의 빅3로 자리매김했다.

다크호스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9년 연말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유일하게 참여했다. 올해 국내 면세점업계 재편을 노리고 있는 만큼 사업권 확보를 위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면세점업계 ‘큰손’인 중국 대형 구매고객들이 주로 인천공항면세점과 서울의 대형면세점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올해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다면 이대로 빅3체제가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면세점이 2018년 과감한 베팅으로 인천국제공항의 사업권 2개를 모두 따내 빅3로 입지를 굳힌 만큼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이런 방식을 따라갈 수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 대기업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이번 입찰은 면세점 운영기간이 10년이 될 가능성이 높아 이번에 놓치면 10년을 기다려야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