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 TV 논란 종지부, LG전자는 명분 얻고 삼성전자는 실리 챙겼다

▲ 2019년 9월 독일 가전전시회(IFA)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QLED 8K TV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벌였던 8K TV 논쟁이 종지부를 찍었다.

결과적으로 LG전자의 주장을 삼성전자가 수용한 모양새다. 이로써 LG전자는 승자의 명분을 얻었지만 삼성전자도 실리를 차지해 잃을 것이 없게 됐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0 개막을 앞두고 CES 주관사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8K 초고화질(UHD) 인증을 획득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형 QLED 8K TV 전 제품에 8K 인증을 획득해 부담없이 CES에 나서게 됐다. 

삼성전자는 가전사업을 이끄는 김현석 CE부문장 사장이 이번 CES 기조연설을 맡아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칫 주최 측의 인증을 받지 못한 최신제품을 전시하는 민망한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8K TV가 소비자기술협회의 8K 인증을 받으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TV 논쟁도 일단락됐다.

LG전자는 2019년 9월 독일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삼성전자의 8K TV는 화질선명도(CM) 값이 12%로 기준인 50%에 미치지 못해 진정한 8K TV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LG전자가 국내에서 기술설명회를 열어 이런 주장을 반복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자 삼성전자도 기자들을 불러모아 “화질선명도는 아날로그 시절의 기준”이라며 “8K 화질은 화질선명도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하는 등 두 회사 사이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받은 8K 인증은 화소수는 물론 화질선명도 기준도 포함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LG전자가 지적한 부분을 삼성전자가 수정한 듯한 모습이 됐다. 2019년 12월 이미 8K 인증을 받은 LG전자에게도 한 발 뒤쳐졌다.

LG전자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 삼성전자의 태도 변화를 들었다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이제라도 국제 표준규격을 준수하기로 한 것은 매우 다행”이라면서 “시장과 소비자에 혼란을 초래한 것을 정중히 사과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소비자를 오도하는 과장된 마케팅 관행에서 벗어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 TV는 진정한 의미의 QLED가 아니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과장광고로 신고했다.

LG전자가 8K TV 화질 논쟁에서 우세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인증 획득은 삼성전자로서도 나쁠 것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화질 논쟁이 벌어진 이후에도 글로벌시장에서 삼성전자 QLEDTV 판매는 호조세를 보였다. 8K 인증 획득으로 8K TV 시장에서도 우위를 지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는 화질 논쟁 이후 2019년 4분기에만 블랙프라이데이 판매 성과 등에 힘입어 225만 대의 QLED TV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된다. 2019년 연간 540만가량 QLED TV를 판매하면서 금액기준으로 사상 첫 시장 점유율 30%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 QLEDTV 판매 목표를 800만 대로 잡았다. 도쿄올림픽 등으로 8K TV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8K 초고화질 인증으로 삼성전자 8K TV 판매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