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편하게 달라진 신년회, 정의선 "내가 정장 입은 것은 걱정말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2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2020년 신년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주재한 2020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의 분위기는 예년과 달랐다.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사라지고 가벼운 농담과 웃음이 오가는 모습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소통 의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정 수석부회장은 2일 오전 8시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대강당에서 신년회를 시작하며 강당에 모인 임직원들에게 “어제 떡국은 잘 드셨습니까?”라며 “저는 아침에 떡국, 점심에 떡국, 저녁에는 된장국을 먹었다”며 가볍게 운을 뗐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까지 해도 새해의 일정을 점검하는 행사로 시무식을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이를 신년회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현대차그룹 신년회 분위기가 달라진 모습은 무대 준비에서부터 확인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무대에 단상이 있었지만 올해에는 사라졌다.

단상에서 대기하던 기존 모습에서도 탈피해 정 수석부회장은 직원들 사이에서 대기하다가 신년회가 시작하자 앞으로 나왔다.

원고를 읽으며 일방적으로 사업 목표를 통보하는 방식도 벗어던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신년회에서 비전을 공유하고 구체적 이정표를 제시하며 그룹의 청사진을 임직원들에게 그대로 공유했다.

본론을 얘기하면서 대본에 없던 농담을 직원들에게 건네는 모습도 모였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신년회를 편한 분위기로 이끌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신년회에 본인이 정장에 넥타이를 착용하고 오른 모습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내 복장을 보고 의아해하거나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직원들이 있는데 잠시후 대한상공회의소 신년회 참석을 위해 입은 것”이라며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3월부터 자율복장제를 도입했다. 편안한 사복 차림이 아닌 정장을 입고 올라선데 대해 직원들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서둘러 안심하도록 한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신년회에서 창의적 사고와 수평적 소통을 계속 강조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가와 같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도전적으로 실행하는 추진력을 갖출 것을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나부터 솔선수범해 수평적 소통을 확대하고 개개인의 다양한 개성과 역량이 어우러지는 조직 문화를 정착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신년회를 마무리하면서도 기존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신년회를 마치며 “긴장하지 말고 모두 일어나 옆 사람들과 악수를 나누라”며 유도했고 임직원들은 이에 서로 웃으며 인사말을 나누고 악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