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지정학적 위기 감지한 최태원, SK의 대안으로 동남아 꼽다

윤휘종 기자
2020-01-02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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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어느 해보다 큰 변화가 예상된다.

새해에도 이어질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한 변화에 더욱 속도를 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과 함께 새로운 사업과 시장에 도전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2020년 경영의 화두가 될 여러 키워드로 재계에 불어 닥칠 변화의 바람을 미리 짚어 본다. <편집자 주>

[1] 신남방정책
[2] 새로운 도전
[3] 디지털 전환
[4] 스마트 금융
[5] 공기업 부채  
[신년기획] 지정학적 위기 감지한 최태원, SK의 대안으로 동남아 꼽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발맞춰 동남아시아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지정학적 위기’를 자주 들고 있는데 지정학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동남아시아시장을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2일 SK그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SK가 최근 국민연금과 함께 결성한 1조 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활용해 베트남의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는 올해 5월 빈그룹의 지주회사 지분 6.1%를 10억 달러(1조1800억 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SK그룹은 빈그룹과 지분 매입계약을 체결하면서 앞으로 빈그룹과 함께 신규 사업 투자,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 인수합병(M&A) 등과 관련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조성한 펀드가 이런 사업들에 필요한 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시장은 최근 글로벌기업들에게 ‘포스트 차이나’로 불린다.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 등으로 그 동안 글로벌기업들에게 최고의 시장이었던 중국 시장과 관련된 불안감이 커지고 중국의 산업 보호정책도 강화되면서 새롭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동남아시아가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최 회장 역시 SK그룹의 성장을 위한 새로운 투자처로 동남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중국, 일본 등 나라들과 각종 정치적 이슈가 불거지면서 기업들이 ‘지정학적 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로 동남아시아 진출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019년 9월19일 열린 ‘SK의 밤’ 행사에서 “SK 회장을 한 지 20년 되는데 그 동안 이런 종류의 지정학적 위기는 처음 맞는 것 같다”며 “지정학적 위기가 단시간에 끝날 것 같지 않으니 대응하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예전부터 동남아시아의 정·관계 인사들과 교류를 확대하며 동남아시아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응우엔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최 회장을 놓고 “매년 만나는 해외기업 총수는 최태원 회장 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2018년 8월 동남아시아지역 투자를 위해 SK동남아시아투자법인을 설립하고 베트남의 2위 기업인 마산그룹 지분 9.5%를 4억7천만 달러(5300억 원)에 매입했다. 이어 5개월만인 2019년 2월 SK동남아시아투자법인에 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고 3개월 뒤에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의 지분을 매입했다. 

최 회장은 베트남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의 국가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인도네시아의 철강 기업 크라카타우스틸과 손잡고 인도네시아 철강 시장에 진출했다. SK텔레콤은 태국의 통신사 CAT와 사물인터넷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싱가포르의 최대 통신회사 싱텔과는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와 관련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최 회장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동남아시아를 오가며 SK그룹의 현지진출에 힘을 실었다. 올해 11월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함께 환영만찬에 참석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이런 행보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신남방정책이 강대국 중심의 외교 정책에서 벗어나 외교 다변화를 꾀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최 회장이 ‘지정학적 위기’를 들며 동남아시아 진출에 힘을 쏟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정부는 최근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진행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지역에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이 진출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정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취임 이후 첫 해외일정으로 10월 열린 한·아세안정보통신장관회의에 참석해 한국의 정보통신기술을 동남아시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동남아시아 각 나라의 정보통신장관들과 논의하기도 했다.

최근 SK그룹의 ‘디지털 전환(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하고 있는 최 회장 역시 정부의 이런 기조에 맞춰 정보통신기술과 관련된 투자를 동남아시아에서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SK동남아시아투자법인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베트남의 빈그룹은 스마트폰, 자동차, 커머스 사업 등 정보통신기술과 관련 깊은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회사기도 하다. 

SK그룹 관계자는 “현지기업과 파트너를 맺는 방식으로 동남아시아지역에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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