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회 CJENM 대표이사가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과 관련한 순위조작을 사과했다.

허 대표는 30일 서울시 상암동 CJENM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엠넷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실망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이날 세 차례 허리를 깊이 숙였다. ‘프로듀스X101’ 투표조작 의혹이 나온 지 다섯 달 만에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했다.

허 대표는 “데뷔라는 꿈 하나만 보고 모든 열정을 쏟은 연습생들이 받은 사상처를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며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프로듀스’ 시리즈 시청자들에게도 사과했다.

허 대표는 “소중한 시간을 쪼개 문자투표에 참여하는 등 프로그램을 응원해 준 팬들과 시청자들에게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변명의 여지 없이 저희의 잘못이다”며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한 뒤 허리를 숙였다.

허 대표는 CJENM이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구상하는 내용을 공유했다. 책임지고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금전적 보상은 물론 향후 활동지원 등 실질적 피해구제를 위해 깊이 논의해 필요한 조치들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조작 관련 프로그램으로 발생한 수익은 내려놓고 기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허 대표는 “엠넷에 돌아온 이익과 함께 앞으로 발생하는 이익까지 모두 내놓겠다”며 “기금 및 펀드를 300억 원 규모로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기금 및 펀드는 외부 독립 기관에 운영을 맡겨 음악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쓰겠다고 설명했다.

CJENM이 신뢰를 회복할 조치들도 시행한다.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시청자위원회를 만들어 프로그램을 투명하게 제작하고 방송윤리강령을 재정비하기로 했다.

허 대표는 “잘못인줄 알면서도 관행처럼 하는 일은 없는지, 시청률만 좇다가 기본 윤리를 저버리는 일은 없는지 철저하게 살피고 고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은 의혹이 한 점도 남지 않도록 관계기관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며 “결과에 따라 내부 조치도 엄정하게 취하겠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팬들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활동 재개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모든 책임은 CJENM에 있다”고 거듭 확인하며 “아이돌그룹 구성원들이 겪고 있을 심적 고통과 부담감, 그리고 이들의 활동 재개를 지지하는 팬들의 의견을 고려해 아이즈원과 엑스원이 빠른 시일 안에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마지막으로 허리를 숙여 사죄하고 사과문 발표를 마무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