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뚝심’으로 키워낸 인도에서 결실을 보고 있다.

25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인도 법인 수탁고가 올해 10월 말 기준 7조796억 원으로 2017년 말(3조3182억 원)과 비교해 2배 넘게 증가했다.
 
박현주,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을 ‘뚝심’으로 키워 수확 시작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이에 따라 미래에셋금융그룹은 12월 인사에서 미국 법인 최고경영자를 맡았던 이덕청 미래에셋그룹 부사장을 인도 법인장으로 발령 내 힘을 싣기도 했다.

이 부사장은 2004년 미래에셋증권 채권팀장으로 금융권에 발을 들인 뒤 2019년 미국법인 최고경영자를 맡아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한 ‘인재’로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이 이전에는 ‘한직’으로 불렸다면 지금은 ‘승진 코스’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동안 인도는 글로벌 대형증권사들이 앞다퉈 진출했지만 결실을 못 보고 철수했는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꿋꿋이 인도에서 살아남아 뒤늦게 빛을 보고 있다.

이 성공에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뚝심’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도 센섹스지수가 58% 크게 내려 앉아 외국계 운용회사들이 대부분 인도사업을 접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투자를 지속하며 인도시장의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 3월 미래에셋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도 “인도 비즈니스가 확대될 것”이라며 인도사업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힘입어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은 설립된 지 13년 만에 연평균 성장률 96%을 보이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앞세워 인도에서 사업규모를 더욱 키울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이 최근 인도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운용지주사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승인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은 운용업 외에도 벤처캐피털, 고액자산가 대상으로 하는 자산관리(웰스매니지먼트) 등으로 사업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그동안 철저한 현지화를 바탕으로 해외사업 진출을 준비해왔는데 인도사업 역시 톡톡한 성과를 보게 됐다”며 “운용업은 사업범위가 제한을 받고 있지만 이번에 운용지주사로 전환하면 더욱 활발한 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