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 포스코 철강생산기획그룹장 상무는 포스코 역사상 제철소 출신 첫 여성임원이다.

1990년 포스코에 입사해 제철소 현장에서 오래 근무했는데 이런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데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포스코 최초 제철소 여성임원 김희, ‘최정우체제’ 생산성 높이기 활약

▲ 김희 포스코 철강생산기획그룹장 상무.


23일 포스코에 따르면 김 상무는 이시우 광양제철소장, 남수희 신임 포항제철소장과 함께 포스코 2곳 제철소의 생산 최적화방안을 찾는 데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김 상무는 그동안 철강생산기획그룹장으로써 제철소의 생산 효율성 제고와 관련한 전략을 수립하는 일을 총괄해왔는데 임원이 되면서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안게 됐다.

포스코도 그를 상무로 승진발령하면서 “앞으로 제철소의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이 철강업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 사업 재배치 등을 통한 재무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는 만큼 ‘최정우체제’에서 김 상무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김 상무는 포스코 제철소의 작업능률을 개선하는 일을 해 온 전략과 기획의 전문가로 꼽힌다. 

1990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제철소의 공정을 통제하고 작업지시를 내리는 공정출하부에서 일을 하며 공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익혔다. 공정출하부는 제철소의 생산 일정을 관리하고 작업량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일을 한다.

광양제철소의 물류작업 능률을 개선하고 생산기술 효율성을 높이는 등의 성과를 낸 점을 인정받아 2007년 철강업계 처음으로 여성 공장장에 오르기도 했다. 

최정우 회장은 100대 개혁과제의 하나로 ‘철강산업에서 원가 경쟁력 제고’를 꼽고 생산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내년에 조직을 개편해 포항과 광양제철소 2곳에 공정과 품질을 통합하는 조직을 신설하는데 두 부문을 통합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인 만큼 김 상무가 주요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는 철강업황 악화로 2020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좋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는 포스코가 2020년 영업이익으로 3조9천억 원가량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2019년 실적 추정치보다 4.6% 감소하는 것이다. 

김 상무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20년 넘게 몸담으며 협력사는 물론 지역사회와 긴밀히 소통해 온 만큼 포스코의 경영이념인 ‘기업시민’을 실천하는 데에도 많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상무는 2013년 광양제철소의 혁신지원그룹장을 맡던 때 광양 동반성장 혁신허브 활동을 펼치며 지역 중소기업의 제조공정 혁신을 도왔을 뿐 아니라 소상공인 점포 환경개선, 서비스, 자재관리 등 맞춤형 컨설팅도 제공했다.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김 상무는 2009~2017년 광양시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김 상무는 포스코에서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기록을 여러 번 썼지만 그 바탕에는 무엇보다 ‘능력’이 있었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1967년에 태어나 1990년 홍익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포스코에 대졸 여성공채 1기로 입사했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짜는 데 능통할 뿐 아니라 엔지니어 출신으로 철강 기술의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부에서는 현장에 오래 몸담아 현장상황을 잘 알고 직원들과 편하게 소통을 주고받는 리더로 후배들의 신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