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이 포스코의 비철강사업 강화를 위해 세대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 회장은 비철강사업을 하는 계열사 대표이사를 50대로 모두 교체함으로써 철강부문에 대부분을 의존하던 포스코의 사업체질을 바꾸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정우, 포스코 미래 비철강사업 강화 위해 대표 세대교체 카드 빼들어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포스코가 20일 임원인사에서 대표이사를 교체한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등 3곳 계열사는 모두 포스코의 비철강사업을 맡은 회사다.

새 대표이사 내정자가 모두 50대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최 회장이 포스코의 미래 먹거리 확보와 사업체질 개선을 위해 상대적으로 젊은 인물을 비철강사업 자회사 대표이사로 발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에너지본부장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올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무역사업을 통해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지만 최 회장이 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액화천연가스(LNG)사업도 맡고 있다. 

주 부사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사업에 오래 관여해 ‘실적 효자’인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이끌기에 적임자로 꼽힌다. 자원개발사업에 높은 이해도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우맨’ 출신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포스코그룹이 포스코인터내셔널(당시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한 지도 10년 가까이 돼 가지만 최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로 일을 시작한 직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대우 출신 경영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주 대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포스코그룹에 편입되기 전부터 전신인 대우인터내셔널에서 일했다. 미얀마E&P사무소 개발총괄과 해외생산본부장, 석유가스운영본부장, 석유가스운영실장, 자원개발본부장 등을 거쳐 최근까지 에너지본부장을 지냈다. 

1960년에 태어나 부경대학교 기관학과를 졸업한 뒤 한양대학교 자원공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포스코건설 대표이사에 내정된 한성희 부사장은 해외수주 확대라는 과제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은 해외일감이 줄어들면서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다. 한 대표가 포스비나와 포스코차이나 법인장을 지내 풍부한 해외경험을 갖춰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됐다고 할 수 있다.

포스코건설 해외수주는 2014년 이후 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외형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2018년 해외수주 실적은 12억2천만 달러로 2017년보다 12.28% 줄었다. 

한 대표는 인사 직전까지 포스코의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을 맡고 있었다. 이전에는 포스코 홍보실장 전무도 역임했다.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최 회장이 내건 경영이념인 ‘기업시민’ 실현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한다고 볼 수도 있는 만큼 포스코건설 이미지 회복에도 적임자라고 볼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2018년부터 이어진 라돈아파트 논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의 새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인 연료전지사업은 정기섭 기획지원본부장 부사장이 맡았다.

정 대표는 연료전지사업의 흑자전환이라는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연료전지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정 대표는 비철강사업 강화라는 최 회장의 경영목표를 이루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에서 3년 동안 일해 최 회장과 공통점도 있다. 가치경영센터는 그룹의 핵심전략을 짜고 재무 컨트롤타워 기능도 맡는다는 점에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한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사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1961년 태어나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대우중공업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대우인터내셔널 런던법인장, 해외관리2팀장, 해외관리팀장, 경영기획실장 등을 거쳐 글로벌 감각이 필요한 연료전지사업의 적임자라는 게 포스코 내부의 평가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