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GV80 출시가 내년으로 미뤄졌다. 

GV80이 환경부의 배출가스 인증을 받는 데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린 탓인데 현대차는 자칫 품질논란이 불거지진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GV80 출시 내년으로 미뤄질 듯, 현대차 품질점검 한 번 더

▲ 제네시스 ‘GV80’ 콘셉트카.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GV80 출시가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대개 환경부의 배출가스 인증절차를 마치고 3주에서 1달 뒤 차량을 출시해왔는데 GV80의 배출가스 인증이 13일 마무리된 만큼 출시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올해 쏘나타의 환경부 인증을 2월12일 마치고 37일 뒤인 3월21일에 쏘나타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그랜저는 10월28일 인증을 받고 3주 뒤에 출시됐다. 
 
현대차는 GV80의 배출가스 인증절차를 마무리했지만 현대차는 차량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를 내년으로 미루고 마지막으로 차량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GV80에 적용된 새 스마트스트림 디젤엔진을 두고 환경부가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배출가스 인증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차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배출가스 인증시험을 진행한 결과를 환경부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인증을 받아왔다. 

현대차는 GV80이 환경부의 배출가스 인증을 통과했음에도 긴장을 늦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SUV라는 상징성 때문에 가뜩이나 GV80에 시선이 몰린 상황에서 몇 번이고 출시가 미뤄진 탓에 자칫 품질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의도적으로 출시일을 미룬 게 아닌 만큼 차량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따라붙을 수 있다.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아무래도 처음 나온 엔진이라 걱정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기술은 아직 선진국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다”는 등 부정적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차는 출시일정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정의선 현대차 총괄 수석부회장이 10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연말에 GV80이 나온다는 말을 꺼내기도 했던 만큼 사실상 업계는 GV80의 올해 안 출시가 유력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현대차는 올해를 열흘 남짓 남겨둔 이날도 GV80의 공식 출시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현대차가 올해 3월 제품결함 논란을 빚은 쏘나타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출시를 늦추는 것이라는 말도 나오는 만큼 현대차로서는 품질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출시에 앞서 점검에 충분한 시간을 들일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올해 3월 쏘나타를 출시한 뒤 차량의 소음과 진동 등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자 쏘나타 생산을 잠정중단했다. 이를 두고 자칫 신차판매에 타격을 줄 수 있음에도 품질향상에 공을 들이기 위해 생산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다는 긍정적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제품에 결함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인 만큼 GV80의 출시 지연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GV80을 앞세워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위상을 높인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만큼 걱정이 클 것으로 보인다. 

품질논란이 불거지면 제네시스의 고급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을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BMW, 메르세데스-벤츠와 어깨를 견주는 고급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성능이나 이미지 등 어느 것 하나라도 흠집을 잡히지 않기 위해 힘써왔는데 이런 노력이 무색해질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