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오프라인 매장에 스마트쇼핑 환경을 구축하며 ‘리테일 테크’에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에만 자동주행 배송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행하고 자동 셀프매장을 선보이는 등 유통과 관련한 정보통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용진 '고객의 시간을 잡아라', 이마트에 스마트쇼핑 구축 서둘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프라인매장을 차별화하기 위해 리테일 테크를 활용한 여러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리테일 테크는 유통사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것으로 대표적으로 아마존의 무인점포시스템인 ‘아마존 고’와 알리바바의 슈퍼마켓 ‘허마’ 등이 꼽힌다.

이마트의 리테일 테크는 아직까지 모두 시범단계에 그치고 있지만 상용화 된다면 이마트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10월 신세계그룹의 정보통신(IT)을 맡고 있는 신세계I&C를 통해 한국판 ‘아마존 고’ 매장을 경기도 김포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점포에서는 고객들이 따로 결제할 필요없이 물건을 들고 나가면 신세계그룹 간편결제서비스인 ‘SSG페이’로 자동결제된다.

11월에는 여의도 이마트에서 자율주행기술 전문 스타트업인 ‘토르 드라이브’아 함께 자율주행 배송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는 정 부회장의 ‘고객의 소비보다 시간을 뺏겠다’는 전략과 맞물려있다.

정 부회장은 줄곧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의 체류시간’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에 체험형 콘텐츠 비율을 높이고 실험적 매장인 ‘삐에로쑈핑’, ‘일렉트로마트’ 등 기존 유통매장에서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한 것도 이런 전략과 맞닿아있다.

정 부회장은 결국 고객들의 쇼핑경험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오프라인매장에서 고객들의 발걸음을 끌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는 자동결제의 경우 줄을 서지 않아도 돼 고객의 쇼핑경험을 높일 수 있고 이에 따른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다.

자율배송은 기존 배송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당일 배송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정 부회장은 일찍부터 이런 리테일 테크를 이마트의 차별화 전략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S랩’ 부서는 신세계I&C 사내에서 디지털 혁신기술을 연구하던 부서였지만 2016년부터 이마트에 편입돼 자율주행 카트인 ‘일라이’와 자율주행 배송서비스 ‘일라이고’ 등을 속속 내놨다.

더욱이 리테일 테크를 통해 인건비 등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마트는 대형마트를 포함해 유통사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인건비 상승은 부담 요인이다.

이마트가 시범운영하고 있는 자동 셀프매장이 상용화한다면 기존보다 인력운영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는 데다 24시간을 운영해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 등에서도 무인매장과 안면결제시스템 등 여러 유통과 관련된 기술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런 기술 개발을 통해 이마트가 무인화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