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16일 회장에서 물러나 총선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을 앞두고 접전이 예상되는 전라남도 나주·화순 지역구에 더불어민주당 후보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농협중앙회장 사퇴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김병원 농협회장 사퇴, 국회에서 농업정책 만들기 도전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13일 농협에 따르면 김 회장이 16일 농협중앙회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고별강연을 끝으로 농협회장으로서 임기를 마무리한다.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의 총선 출마는 예상된 일이었지만 김 회장이 이른 시점에 회장직을 내려놓고 총선 출마 준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11월까지만 하더라도 김 회장이 12월 말이나 내년 1월 초쯤 농협중앙회장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17일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데다 국회 입성까지 만만치 않은 경선의 벽을 넘어야 하는 상황인 만큼 김 회장으로서 시간이 넉넉한 편이 아니다. 

김 회장은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뒤 전라남도 나주·화순 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라남도 나주·화순 지역구에 출마하려면 현직의원인 손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 지역위원장과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한다.

김 회장은 ‘농협중앙회장’로서 4년 가까이 농업현장을 누벼왔던 만큼 충분한 인지도를 쌓은 것으로 평가된다.  

11월20일 전라남도 나주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4천 명 이상을 모으며 영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김 회장과 경쟁을 벌일 손 의원과 신 위원장은 이미 총선 출마태세를 갖추고 있다.

손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 프리미엄이라 볼 수 있는 의정활동을 홍보하고 있다. 선거일정에 따르면 내년 1월15일까지 의정활동 보고를 할 수 있다.

신 위원장도 지난 총선에서 손 의원에게 져 낙선한 뒤 4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지역구를 관리해왔다.

전·현직 국회의원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예비후보자로 등록 이후 선거조직을 갖추고 선거 준비를 시작해야하는 김 회장으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김 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농협회장으로서 농업정책의 틀 안에서 몸부림쳤다”며 “농촌현장을 돌며 농업정책과 현실의 괴리가 크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것을 바꾸는 길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는 김 회장이 물러나면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직무 대행체제로 꾸려진다. 

농협중앙회 정관 제54조 5항은 "회장 및 사업전담 대표이사등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그 직무를 수행할수 없을 때에는 전무이사, 상호금융대표이사, 이사회가 정하는 이사의 순서에 따라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현재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를 맡고 있다. 허 부회장체제에서 내년 1월31일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