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에 대우그룹과 인연을 맺고 일했던 ‘대우맨’들이 모여 김 전 회장을 추모했다.

10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에 대우그룹 출신 인사들이 조문 시작 오전 10시가 되기 전부터 빈소를 찾았다.
 
김우중 빈소에 속속 모여든 '대우맨', "평생 함께한 큰 스승이었다"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유족들이 10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회장은 아주대학교병원에 지병으로 11개월 입원했고 9일 오후 11시50분 사망했다.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회장은 “김우중 회장님은 우리와 평생을 함께한 가족이자 큰 스승님”이라며 “엄격하지만 동시에 자상했고 부하들을 아주 끔찍이 사랑했다”고 말했다.

김태구 전 회장뿐만 아니라 장병주 전 대우 사장, 장영수·홍성부 전 대우건설 회장, 강병호·김석환 전 대우자동차 사장, 유기범 전 대우통신 사장, 추호석 전 대우중공업 사장, 신영균 전 대우조선공업 사장 등 김 전 회장의 측근들이 고인을 추모했다.

장병주 전 사장은 대우의 마지막 사장이자 김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사람으로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에서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계열사를 끌어가던 ‘대우맨’들이 흩어졌다가 2009년 김 전 회장을 중심으로 대우세계경영연구회를 만들었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이번 장례절차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장례식에 모인 ‘대우맨’들은 김 전 회장이 ‘후세를 위한 희생’을 강조했다고 회상했다.

김태구 전 회장은 “우리 다음 세대가 잘살기 위해 지금 우리가 희생하자는 것이 김 전 회장의 생각이었다”며 “그 뜻을 이어서 세계경영연구회가 해외에서 활발하게 청년 사업가들을 양성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독한 일 중독자로 기억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1990년대 해외시장 개척에 힘써 1998년 말 현지법인 396곳 등 해외 영업소를 589곳까지 확보했다.

이경훈 전 대우 회장은 “대우는 전세계의 촌구석까지 지사가 있었다”며 “김 전 회장의 깊은 안목으로 시작을 한 것이 세계경영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되돌아 봤다.

당시 김 전 회장을 가까이서 보던 사람들은 김 전 회장이 1년의 3분의 2 이상을 해외에 머물며 밤에도 거의 잠을 자지 않고 일정을 소화했다고 전했다.

비서나 수행직원들이 1년 이상을 못 버틸 정도로 힘들어했다는 말이 나왔다.

김 전 회장은 학연이나 지연 등이 아닌 능력과 성과로 인재를 발탁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대우그룹 출신으로 이후 재계 다른 곳에서 활발히 능력을 발휘하는 인물로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현중 한화그룹 전 부회장, 박영철 바이오리더스 대표이사 회장, 이태용 아주그룹 부회장 등이 꼽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