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김 전 회장은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6년까지 섬유회사인 한성실업에서 일하다 1967년 자본금 500만 원, 직원 5명으로 대우실업을 창업했다.
 
‘세계경영’ 별이 지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별세, 향년 83세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대우실업은 1968년 수출 성과로 대통령표창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1969년 한국 기업 최초로 호주 시드니에 해외지사를 세웠다. 

김 전 회장은 1973년 영진토건을 인수해 대우개발로 간판을 바꿔 달고 무역부문인 대우실업과 합쳐 그룹의 모기업격인 대우를 출범했다.

1976년에는 옥포조선소를 대우중공업으로 만들었고 1974년 인수한 대우전자와 1983년 대한전선 가전사업부를 합쳐 대우전자를 그룹의 주력으로 키웠다.

대우그룹은 1976년 에콰도르에 이어 1977년 수단, 1978년 리비아 등 아프리카시장 진출을 통해 해외사업의 터를 닦았다.

1990년대 동유럽의 몰락을 계기로 폴란드와 헝가리, 루마니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자동차공장 등을 인수하거나 설립하며 세계경영을 본격화했다.

대우는 1998년 창업 30여년 만에 41개 계열사, 396개 해외법인에 자산총액이 76조7천억 원에 이르는 재계 2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외환위기를 맞아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다 1998년 8월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되면서 그룹이 해체됐다.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2006년 징역 8년6개월과 벌금 1천만 원, 추징금 17조9253억 원을 받고 복역하다가 2008년 1월 특별사면됐다.

말년에 베트남 등을 오가며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 프로그램에 힘쓰며 명예회복에 나섰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나빠져 1년여 동안 투병생활을 했으며 평소 뜻에 따라 연명치료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으로 부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과 장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차남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 장녀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사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등이 있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조문은 10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치러진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