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카카오 금융사업 확대전략을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35년 동안 한국투자금융그룹에서 일해왔는데 내년 1월 카카오로 자리를 옮겨 금융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물론 한국투자금융그룹과 '혈맹'의 가교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해진다.   
 
[오늘Who] 한국투자금융 부회장 김주원, 카카오로 옮겨 금융사업 총괄

▲ 김주원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9일 카카오와 금융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주원 부회장은 내년 1월에 카카오로 이직해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와 같은 부회장급 임원을 맡는다. 

회장, 부회장 등 전통적 직급체계없이 운영되는 카카오에서 최대주주(14.92%)인 김범수 의장을 회장이라고 본다면 김주원 부회장이 바로 아래 직급에서 카카오 계열사를 아우르는 주요 업무를 맡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김주원 부회장은 카카오 금융사업 전반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김범수 의장은 김주원 부회장이 카카오뱅크 이사회 의장을 맡아 카카오뱅크를 안착시키는 것을 보고 영입을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김주원 부회장이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이 대규모로 결합한 국내 첫 사례인 카카오뱅크에서 성과를 보여줌에 따라 앞으로 비슷한 형태로 이뤄질 카카오 금융사업 확대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54억 원을 냈다. 올해가 출범 2년째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안정 궤도에 올라섰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김범수 의장은 최근 금융사업을 카카오의 새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사업영역을 은행업, 증권업, 보험업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앞으로 금융업의 모든 영역으로 카카오가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김주원 부회장이 한국투자금융그룹에서 쌓은 경험은 카카오에게 중요한 자산이 될 수 밖에 없다. 

김주원 부회장은 1985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에 입사해 한국투자금융그룹에서만 35년 동안 일했다. 

투자은행(IB), 벤처캐피털(VC) 등 증권업의 모든 업무에 정통한 데다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경험으로 금융지주회사 운영에도 밝다. 

카카오가 앞으로 인수합병 등을 통해 금융지주회사와 비슷한 모습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주원 부회장이 이를 이끌기에 적절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셈이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김주원 부회장을 붙잡아두고 싶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원 부회장과 20년 가까이 같이 일해온 데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직원들의 신망도 두터워 이직 허용을 망설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남구 부회장이 결정을 내림에 따라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카카오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사업 부분에서 협력해 온 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김주원 부회장 이직으로 혈맹관계를 맺었다”고 바라봤다. 

카카오 관계자는 “내년 1월을 목표로 김주원 부회장 영입이 추진되고 있다”며 “김주원 부회장이 카카오 공동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원 부회장은 1956년에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청주상고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동원증권 기획실장을 거쳐 동원증권 기업공개(IPO), 인수합병부문 이사를 맡았다. 

동원창업투자 대표이사 사장과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뒤 지난해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