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식 매수에 신중해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주가는 다른 회사의 한진칼 지분 매입 같은 수급요인에 좌우되고 있는 만큼 실제 가치가 높아지려면 지배구조 개편이 구체화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진칼 주식 투자의견 중립 유지, “지배구조 개편 실행돼야 주가 상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한진칼 목표주가를 3만5800원,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유지했다. 

한진칼 주가는 직전 거래일인 6일 3만94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 연구원은 “한진칼 주가는 단지 수급요인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적정가치 평가(밸류에이션)이 높아지려면 그저 가능성이 아니라 지배구조 개편의 구체적 실행이 필요한 시기”라고 바라봤다. 

한진칼 주가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상승세를 탔다. 이 기간에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가 한진칼 보유지분율을 9%에서 15.98%까지 높인 영향을 받았다.

그 뒤 한진칼 주가는 하락했다가 최근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대호개발을 비롯한 반도건설 계열사들이 10~11월에 한진칼 지분을 전체 6.28% 사들인 점이 반영됐다. 

이 연구원은 “다른 회사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 상승에는 경영권 분쟁과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내포돼 있다”면서도 “단지 가능성만으로 현재의 적정가치 평가가 합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재 한진칼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 28.9%, 그레이스홀딩스 16%, 델타항공 10%, 반도건설 계열사 6.3%, 국민연금 4.1%, 기타 34.7% 등이다. 

한진칼은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앞서 11월 이사회에서 지배구조헌장을 제정했다. 이사회 내부에 보상위원회를 만들었고 주주가치 직결 사안의 타당성을 사전에 검토하는 거버넌스위원회도 설치했다.

이 연구원은 “조 회장은 헌장 제정과 위원회 설치 등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주주친화경영도 강화하기 위한 표현을 나타냈다”며 “한진칼 우호주주를 확보하기 위한 명분을 쌓으려는 일련의 사전작업”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