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노소영의 SK 지분 분할요구 들어주기도 무시하기도 어려워

윤휘종 기자
2019-12-05 16: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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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의 SK 지분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까?

노 관장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도 어렵지만 아예 무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
 
최태원, 노소영의 SK 지분 분할요구 들어주기도 무시하기도 어려워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5일 SK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이 노 관장의 요구대로 보유한 SK지분의 42.3%를 노 관장에게 넘겨주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3분기 말 기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율은 18.44%, 특수관계인까지 모두 합치면 29.62%다.

노 관장은 최 회장에게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의 42.3%를 재산분할해 줄 것을 요구했는데 이는 SK 전체 지분의 약 7.75%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SK지분의 7.75%를 건네준다면 노 관장은 1대주주인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 2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8.28%)에 이어 SK의 3대주주가 된다.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21.9% 수준으로 낮아진다.

재계 관계자들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이 30%를 넘어야 안정적 경영이 가능한 것으로 바라본다. 

지주회사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대기업집단을 살펴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LG 지분율은 46.55%,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CJ 지분율은 44.78%다. 

최 회장이 노 관장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그룹 지배력이 약화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인 셈이다.

또한 노 관장의 지분이 최 회장에게 적대적 지분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하더라도 이혼한 전 부인이 그룹의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최 회장에게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이 노 관장의 요구를 완전히 거부하는 것도 마냥 쉽지만은 않다. 재판부가 노 관장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들고있는 SK 지분은 재판과정에서 특유재산(결혼과 관계없이 상속 등으로 형성된 재산)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특유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지만 특수한 사정이 있을 때는 배우자의 기여분이 인정된다. 

특히 SK그룹이 지금처럼 성장하는데 노 관장의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후광'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있는 만큼 재판 과정에서 이런 점이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의 SK지분을 특유재산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재산을 유지, 발전시키는 데 노 관장이 기여했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그룹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을 재판 과정에서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 추구’를 경영 이념으로 앞세우고 있다는 점 역시 이혼소송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 회장은 기업이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SK그룹의 경영이념으로 삼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최 회장을 ‘사회적 가치 전도사’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혼소송의 귀책사유가 최 회장에게 있는 상황에서 노 관장의 요구를 묵살한다면 사회적 가치 추구와 관련된 최 회장의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도 있다. 

여론이 최 회장보다 노 관장에게 우호적으로 흘러가면 최 회장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 관장은 최 회장을 상대로 반소를 제기한 4일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동안의 심경을 담은 글을 올렸는데 이 글에 누리꾼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야기를 다룬 관련 기사의 댓글 역시 대부분 최 회장을 비난하고 노 관장을 응원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최 회장은 노 관장의 반소 제기와 관련해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최 회장은 5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 2회 한중 고위급 기업인과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이와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을 하지 않고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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