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이 국토교통부의 특별 현장점검 결과 발표 이후 사업방향을 결정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은 조합의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 사업방향 결정 난항, 장기 표류 가능성도

▲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장 일대. <연합뉴스>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남 제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2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입찰 무효'와 '위법사항을 제외한 사업진행' 등 사업진행을 놓고 논의를 진행했다.

12명의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이사회에서는 애초 각 건설사로부터 위법사항을 제외한 수정 제안서를 받은 뒤 재입찰 없이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하기로 의견이 모였다가 오후 논의에서 입찰 무효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28일 임시 조합원 총회를 통해 사업진행 방향을 놓고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은 입찰 무효와 위법사항을 제외한 사업진행 선택지 모두 부담이 있는 만큼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입찰 무효 결정을 내린다면 재입찰을 해야하는 만큼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

건설사 제안사안 가운데 위법사항을 제외한 사업 진행 결정을 내리는 것도 수정 제안서를 국토부와 서울시가 또 다시 용인하지 않을 가능성, 시공사 선정 이후 검찰수사에 따른 법원 판결이 위법으로 나올 가능성 등 여러 변수가 있다.

조합에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도 28일 출범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자체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합이 최종적으로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하는 쪽으로 결정을 하더라도 수정 제안서를 받고 이를 조합원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 만큼 애초 계획대로 올해 안에 시공사를 선정하는 일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은 수사 의뢰 등을 포함한 국토교통부의 예상보다 강한 제재 결정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차분히 조합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국토부의 결정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조금 강하게 결과가 나온 경향이 있다고 본다”며 “현재 상황에서 건설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조합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을 대상으로 특별 현장점검을 실시해 현행법령 위반소지가 있는 20여 건을 적발하고 건설사 수사의뢰 등 엄중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는 조사결과를 26일 발표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사업진행 방향을 놓고는 조합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조합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다만 현재 상황 그대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조합을 대상으로도 수사를 의뢰하겠다며 조합을 압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